배우 강하늘이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코미디로 돌아왔다. 지난 3일 개봉한 ‘30일’은 서로의 지질함과 똘끼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로맨틱 휴먼 코미디. 두 사람은 영화 ‘스물’ 이후 무려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강하늘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소민이랑 너무 친해서 편하게 촬영했다. 아이디어 내는 것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하늘은 극중 나라의 남편이자 변호사 정열 역을 맡았다. 정열은 준수한 외모와 달리 지질한 매력을 가진 인물. 겉으로 보기엔 번지르르한 인물이지만 나라 앞에선 유치해지고 만다. 이처럼 강하늘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연기를 펼치며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노정열과 저의 싱크로율은 70% 이상이에요.(웃음) 어쨌든 제가 연기를 하다 보니 제 모습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몸에 있는 어떤 부분을 빼서 연기한 거니까요. 전 누구나 쪼잔한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가까운 연인의 관계에서도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정열과 나라는 서로에게 질려 결국 이혼을 결심한다. 법원에서 30일간의 이혼숙려기간을 받고 집에 돌아가던 두 사람은 교통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는다. 정열과 나라는 이혼하려는 이유를 찾아 나가다 연애 초반의 설렘을 다시 경험하게 된다.
“동반기억상실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분이지 않을까요. 근데 사실 전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아요. 전 똑같은 부분에서 또 싸울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강하늘은 인터뷰 내내 정소민에게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정소민과는 ‘척하면 척’이었다며 “둘이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너무 재밌었다”며 “소민이도 이제 현장에서 여유가 느껴지더라. 나도 저런 분위기가 느껴졌으면 한다. 배울 점이 생긴 것 같고 동료로서 멋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0일’은 연인은 물론 가족, 친구, 신혼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공감을 자극한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로망이 생겨났을 법도 하다. 강하늘은 “조금만 더 어렸으면 결혼의 로망에 대해 생각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아내가 집에서 가만히 있는 걸 좋아했으면 좋겠다. 난 극 ‘I’ 성향이라 쉴 때도 진짜 집에만 있다”며 “자꾸 나가자 하지 말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7년 데뷔한 강하늘은 올해로 16주년을 맞았다. 드라마 ‘상속자들’, ‘미생’, ‘동백꽃 필 무렵’, 영화 ‘동주’, ‘스물’, ‘청년경찰’ 등을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강하늘은 이런 인기는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저는 운이 잘 닿아서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것 같은데, 앞으로도 운이 닿을진 모르겠어요. 지금 하고 있는 영화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연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요.”
캐릭터보단 작품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강하늘. 그는 배우란 이야기를 재밌게 전달해주는 사람이라며 “그게 배우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강하늘은 “‘내가 마흔 살이 되어도 지금처럼 웃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게 웃으면서 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