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22 항저우 AG 남자축구 4강전에서 2-1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서 한국은 지난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우승에 이은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룬다면 역대 최초다.
아시아에서도 드물게 파워풀하고 직선적인 축구를 하는 우즈베키스탄은 난적이었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고 이겨냈다. 몇 차례 위기도 있었으나 끝까지 한 점 리드를 지켜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선홍 감독은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축구에서 쉬운 승리는 없다"면서 "선수들이 의지를 갖고 했다"고 공을 돌리며 총평을 남겼다.
황 감독은 "오늘 경기는 상대 페이스에 끌려가는 양상이었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많이 나타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한국은 전반 24분 프리킥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백승호가 상대 드리블을 막는 과정에서 파울을 기록했고, 야수베르크 잘롤리디노프가 왼발로 때린 슈팅이 백승호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 구석에 꽂혔다.
황 감독은 실점 상황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한 팀을 상대로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내주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며 "실점을 전혀 하지 않고 축구를 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상대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승리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의지를 갖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기에 승리의 확신이 있었다"고 선수단의 활약을 칭찬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력 싸움에선 이겼지만, 상대의 거친 플레이 탓에 불안 요소가 남게 됐다. 팀의 핵심 측면 공격수 엄원상은 후반 상대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다쳤고, 불편감을 호소하며 이후 교체돼 나간 바 있다. 그는 경기 후 업혀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황 감독은 "지금까지 큰 부상자 없이 잘해왔는데, 엄원상이 부상을 입었다"며 "상태를 체크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3연속 우승의 역사가 달린 상대는 공교롭게도 일본이다. 한국은 5년 전에도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일본과 결승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엔 연장전 끝에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황 감독은 "이유를 막론하고 승리해야 한다"면서 "마지막 한 발이 남았는데,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서 금메달을 딸 수 있게 하겠다. 다 같이 합심해서 마지막 한 발을 딛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