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을 맡아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을 이끈 김혜성(24)이 ‘선배’ 박세웅(27·롯데 자이언츠)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은 지난 7일 중국 항저우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AG 야구 결승전에서 대만에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1번 타자·2루수를 맡은 김혜성은 대회 내내 공·수 모두에서 맹활약했다.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선 결승 득점을 포함해 3번 출루하며 2-0 승리를 이끌었고, 대만과의 결승전 9회 말 1사 1·2루 위기에서는 상대 타자 우녠팅의 땅볼을 잡아 1루 주자를 직접 태그 한 뒤 정확한 1루 송구로 타자주자까지 잡아냈다.
김혜성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분주했다. 주장을 맡은 그는 연령(만 25세)·연차(프로 데뷔 4년) 제한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항저우 AG 대표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했다. 특히 대만과의 조별예선전에서 0-4로 패한 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김혜성은 “소속팀(키움)에선 주장을 해봤지만, 대표팀에선 처음이었다. 솔직히 쉽지 않았다”라면서도 “또래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고,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줘서 대회를 잘 마칠 수 있었다”라며 웃어 보였다.
김혜성은 자신이 주장 역할을 수행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동료로 이번 AG 대표팀 최고참이었던 박세웅을 꼽았다. 김혜성은 “솔직히 선수들 전체가 모인 자리에선 나보다 선배들(박세웅·최원준)도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박)세웅이 형이 먼저 나서서 팀에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줬다. 덕분에 나도 주저 없이 팀 상황에 따라 해야 할 말을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박세웅은 대표팀 경험이 없는 팀 후배 나균안부터 고교생 막내 장현석까지 두루 챙기며 사실상 투수진 조장 역할을 했다. 일본전에선 선발 투수로 나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주어진 임무도 잘해냈다.
센터 라인 한 축(2루수)으로 일본전 박세웅을 지원한 김혜성은 "세웅이 형의 공이 너무 좋아서 수비하는 입장에서 편안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형이 내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가장 고마웠다"라며 다시 박세웅을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