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12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2023 하나원큐 K리그1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인천은 김도혁, 전북은 박재용이 골 맛을 봤다.
승점 1을 추가한 전북(승점 54)은 4위를 유지했고, 3위 광주(승점 58)와 격차를 좁혔다. 리그 2경기가 남은 현재, 포항이 2위를 유지한다면 3위까지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얻는다. 광주와 전북이 3, 4위를 마크한 가운데, 두 팀은 오는 25일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에 중대한 일전이었다. 2024~25시즌 ACLE와 ACL2(차상위 대회) 진출권의 향방을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칠 한 판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이 5위, 전북이 4위인 터라 더 그랬다. 인천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ACLE 진출 가능성이 작아졌다. 다만 ACL2 진출 희망은 남아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최근 K리그1, FA컵 우승팀, 1부리그 2위 팀에 ACLE 티켓을 부여하기로 했다. K리그1 3위 팀에는 ACL2 진출권을 준다. 다만 FA컵을 제패한 포항이 현재 순위인 2위로 시즌을 마칠 경우, 1부리그 3위 팀에 ACLE, 4위에 ACL2 티켓이 주어진다. 두 팀은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했다.
중요성이 큰 맞대결을 앞둔 양 팀은 최정예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두 팀은 리그, FA컵, ACL까지 세 대회를 병행했다. 특히 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선수단의 체력이 떨어졌고, 부상자도 여럿 발생했다. 이번 맞대결에서는 다소 힘을 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조성환 인천 감독은 “(앞선) 패배로 팀이 흔들린다기보다 부상자가 많다. 3개 대회를 치르다 보니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개인적인 동기부여나 팀의 목표가 살아 있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내보냈다”고 밝혔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 역시 “시간적인 여유나 크게 많은 걸 준비할 시간 없었다. 싱가포르에서 장시간 비행했고, (한국과) 기후가 달라서 어제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이며 컴팩트한 팀을 유지해 달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홈팀 인천은 3-4-3 포메이션을 꺼냈다. 김보섭, 에르난데스, 박승호가 선봉에 섰다. 중원은 김도혁과 음포쿠가 구성했고, 양쪽 윙백으로 민경현과 홍시후가 선발 출전했다. 스리백 라인은 김건희, 김동민, 김연수가 구축했고, 골문은 김동헌이 사수했다.
전북이 초반부터 거세게 인천을 몰아붙였다. 전북은 전반 9분 이준호가 혼전 상황에서 때린 슈팅이 골문 옆으로 빠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1분 뒤 인천도 반격에 나섰다. 민경현이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수비수를 따돌리고 감아 찬 슈팅을 문전에서 전북 센터백 박진섭이 머리로 걷어냈다. 민경현의 슈팅 전 보아텡의 태클에 넘어진 인천 에르난데스는 한참이나 일어나지 못했다. 절뚝이며 사이드 라인으로 빠진 에르난데스는 다시금 피치를 밟았다.
인천은 에르난데스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었다. 전반 15분 에르난데스가 중앙선 위에서 왼쪽 측면으로 패스를 뿌렸고, 곧장 김도혁이 크로스를 올렸다. 에르난데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머리에 맞춘 볼은 전북 수문장 정민기에게 막혔다.
중원 싸움이 거칠게 이어졌다. 볼을 뺏고 뺏기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양 팀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29분 인천의 역습이 번뜩였다. 김보섭이 볼을 몰고 가 페널티박스에서 내준 컷백을 에르난데스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슈팅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김진수 머리에 막혔다.
분위기를 탄 인천은 전반 32분 민경현이 홀로 볼을 몰고 전방으로 내달리다가 반칙을 유도했다. 민경현을 넘어뜨린 이수빈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아크 부근에서 처리한 음포쿠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좀체 페이스를 되찾지 못하던 전북은 전반 39분 한교원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진의 견제를 이겨내고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김동민의 몸에 막혔다. 전반 막판으로 갈수록 경기는 거칠어졌다. 양 팀은 볼 경합 상황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태클을 하는 등 주심이 주머니에서 여러 차례 노란 카드를 꺼냈다.
인천은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에르난데스가 강하게 때린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 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줬다. 인천은 음포쿠 대신 박현빈, 전북은 이준호와 이수빈 대신 박재용과 문선민을 투입했다. 인천이 먼저 좋은 기회를 잡았다. 후반 6분 김보섭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승호가 프리 헤더 연결했지만, 골문 옆으로 빠졌다.
전북은 후반 13분 백승호가 처리한 프리킥이 바운드 돼 골문 오른쪽으로 향했는데, 인천 골키퍼 김동헌이 쳐냈다. 위기를 넘긴 인천이 후반 16분 0의 균형을 깼다. 홍시후가 아크 부근에서 때린 슈팅이 전북 수비수 홍정호 맞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흘렀고, 쇄도하던 김도혁이 왼발로 마무리했다.
리드는 길지 않았다. 전북이 금세 추격했다. 후반 23분 최철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박재용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깡충 뛰어 머리에 맞췄고,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세에 몰린 인천은 후반 35분 최우진, 김민석, 정동윤을 한꺼번에 투입했다.
매서운 추위 속 양 팀의 경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졌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은 양 팀이지만, 어느 팀도 웃지 못했다. 인천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안에서 에르난데스가 때린 왼발 슈팅 높게 솟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 역시 마지막까지 인천 골문을 위협했지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인천은 울산 현대, 대구FC와 잔여 경기를 치르고, 전북은 광주, 울산과 2경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