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재도약 발판을 만든 한국 배드민턴의 기세가 한 달 만에 꺾였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15일부터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2023 구마모토 마스터스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여자단식 랭킹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4강전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게임 스코어 1-2(18-21, 22-20, 8-21)로 패했다.
AG에서 당한 오른쪽 무릎 부상 탓에 재활 치료에 매진했던 그는 '라이벌' 천위페이는 넘지 못했다. 듀스까지 가는 접전 승부 끝에 2게임을 잡았지만, 3게임에서 급격하게 움직임이 둔해지며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부상 후유증으로 보인다. 안세영은 구마모토 마스터스에서 치른 4경기 모두 오른쪽 무릎에 압박 붕대를 감고 나섰다.
여자복식 간판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 조는 김소영이 부상을 당한 탓에 출전하지 못했다.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 조와 혼합복식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는 각각 16강전에서 탈락했다. 서승재-채유정(28·인천국제공항) 조가 출전 혼합복식 4강전에 올랐지만, 이 종목 랭킹 1위 정쓰웨이-황야충(중국) 조에 게임 스코어 1-2로 패했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달 8일 폐막한 항저우 AG에서 메달 7개(금2·은2·동3)를 획득하며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노메달 수모를 만회하고, 파리 올림픽 선전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AG 이후 금메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슈퍼500급 이상 대회에서 포디움에 오른 건 덴마크오픈 혼합복식(서승재-채유정 조)이 유일했다.
AG 직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와 차이나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했던 남자복식 서승재-강민혁 조의 경기력은 급격히 떨어졌다. 파리 올림픽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 대표팀 전열 정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