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의 1억 달러 '대박'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많아도 4년 6000만 달러 선에서 계약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를 훌쩍 넘는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7000만원)에 이정후를 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왜 이정후 영입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을까.
이유는 분명하다. 팀 내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중견수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중견수의 평균 대비 아웃 기여도(OAA·Outs Above Average)는 -13으로, 메이저리그(MLB) 전체 28위에 불과했다. 루이스 마토스(21) 마이크 야스트렘스키(32) 오스틴 슬레이터(30) 등이 번갈아 중견수를 맡았지만,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가 유망주 마토스(57경기)였다. 누구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마토스는 경험이 부족했고, 야스트렘스키와 슬레이터 등은 수비가 아쉬웠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정후를 위해 1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영입 전부터 이정후를 위해 외야진 교통 정리까지 모두 끝내놨다. 야스트렘스키와 슬레이터를 코너 외야수로 돌리고, 마이클 콘포토(30)나 미치 해니거(32)에겐 지명타자 기회를 늘리도록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정후가 주전 중견수에 무혈입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MLB네트워크도 이정후를 2024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리드오프로 낙점했다. MLB네트워크가 공개한 예상 선발 라인업에 따르면, 이정후가 1번타자·중견수를 맡고 경쟁자 야스트렘스키가 지명타자로 나선다. 또 콘포토와 해니거가 각각 좌익수와 우익수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가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이정후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거라는 평가다.
그리고 지난 15일,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 기자회견에서 파르한 자이디 구단 사장이 쐐기를 박았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후가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는 이정후로, 쟁쟁한 빅리거들을 제치고 주전 자리를 꿰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