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최전방 옵션이 될 수 있을까.
황희찬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해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눈길을 끈 건 황희찬의 위치였다. 황희찬은 오른쪽 공격수로 소개됐으나, 실제 경기에서는 중앙에서 더 오래 머물렀다. 그가 이날 출전한 선수 중 최다인 18번의 경합을 벌인 배경이다.
‘스트라이커’ 황희찬의 활약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전반 막바지 완벽한 일대일 찬스를 놓쳤고, 후반 추가시간 중 기회에선 박스 안 경합에서 밀려 넘어져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이날 황희찬의 기록은 슈팅 1개·패스 성공 6회·터치 27회. 결정적인 찬스를 한 번 놓쳤고, 경합에선 네 번밖에 이기지 못해 성공률 22%에 그쳤다. 저조한 기록 탓에 축구 통계 매체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기 어려웠다.
현지 매체에선 평범한 평점이 나왔다. 먼저 영국 매체 90MIN은 “큰 기회를 놓쳤다. 열심히 뛰었지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며 선수단 내 평균 점수인 6점을 줬다. 다만 지역 매체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이 기회를 놓친 점을 언급하면서도 “후반전에는 상대 수비를 잘 압박해 또 다른 실수를 유도했다”라고 짚었다.
단순 수치와 별개로, 황희찬의 저돌적인 전방 압박은 경기 내내 볼 수 있었다. 특히 후반전 시작과 함께 첼시의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티아구 실바를 압박해 공을 탈취하기도 했다. 또 다른 수비수 리바이 콜윌은 황희찬을 막기 위해 팔로 그의 몸을 감싸기도 했다.
EPL에서도 뛰어난 몸싸움을 입증한 ‘스트라이커’ 황희찬이 내년 1월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설 클린스만호에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3월 부임 후 황의조(노리치 시티)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로만 공격진을 꾸렸다. 그런데 황의조가 지난달 불법 촬영 혐의 탓에 국가대표 승선이 불발됐다. 12월 국내 소집 훈련이 오늘부터 시작되지만, 새로운 발탁은 없었다.
이런 흐름에서 황희찬이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나선 건 조규성인데, 그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경합 능력이다. 황희찬 역시 세계 최고 무대로 여겨지는 EPL에서 해당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아시안컵에 나설 클린스만호 최종 26인 명단은 오는 28일 발표된다. 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황희찬은 오는 28일 브렌트포드(원정), 31일 에버턴(홈)전을 소화한 뒤 결전지로 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