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아시아 정상 등극의 꿈을 이어갔다. 위기 상황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4강 진출을 이끈 터라 더욱 의미가 깊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이번 호주전은 손흥민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손흥민은 호주와 8강전을 앞두고 “2015년 이야기를 꺼내긴 그렇지만,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 2015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동점 골을 기록했지만,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호주에 1-2로 패배했다. 결국 눈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친 것이다. 당시 22세였던 손흥민은 호주에 패한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울보’였던 손흥민은 어엿한 주장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호주전은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었고, 9년 전 복수의 의미도 있었다.
사실상 패색이 짙었다. 전반 42분 선제 실점한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유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강하게 차 넣으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었다.
역전의 주인공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프리킥 키커로 나서 직접 골을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2011 카타르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총 네 차례 아시안컵에 출전한 손흥민은 ‘우승’이 목표다. 호주전에서 여정이 끝날 뻔했지만, 본인의 능력을 한껏 뽐내며 팀을 준결승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호주전을 통해 한국 선수 아시안컵 최다 출전(17경기) 단독 1위로 올라선 터라 더욱 의미가 큰 한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