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미소를 머금었다. 허탈한 표정의 미소도 아니었다. 경기 후 그가 밝힌 미소의 의미는 “상대가 더 나은 경기로 승리했을 땐 축하하는 것이 당연하다”였다. 그 사이 ‘주장’ 손흥민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서있다 미디어 인터뷰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90분 내내 유효 슈팅 1개도 때려보지 못하고 패배, ‘대참사’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끔찍한 경기력을 보이며 카타르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후 감독의 표정이 구설수에 올랐다. 패배 후 그라운드에 들어온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는 곧 중계화면에 잡혔고,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반면 손흥민은 인사하기 위해 다가온 요르단 선수들과 간단히 몇 마디를 나눈 뒤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가 끝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너무 다른 반응이었다.
이들의 극명한 표정 대비를 해외 미디어도 주목했다. ‘CBS 스포츠 골라조’는 “한국이 AFC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후 클린스만 감독의 반응과 손흥민의 반응”이라는 글을 올리며 이들의 표정을 캡쳐한 중계화면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문제의 미소 장면과 허탈한 손흥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매체는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지 않았지만, 이들의 표정 대비를 한 컷에 담아 강조했다.
미국에서 축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멘 인 블레이저스’의 X(구 트위터) 계정에서도 이들의 표정 대비를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후 히죽히죽 웃는(smirking) 클린스만 감독의 모습은 (패배로) 정신이 혼미한 손흥민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서울에서 면밀히 분석하고 의제로 다룰 사진이다”라며 클린스만의 미소를 비판했다.
패배 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임’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는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는 것이다. 협회에 들어가서 잘 됐던 점들과 보완해야 할 점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