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31주년 한터뮤직어워즈 2023’이 안전사고 우려로 도마에 올랐다. 무대 바로 밑 플로어석을 스탠딩으로 진행했는데, 구획을 제대로 나누지 않아 관객들이 한꺼번에 무대 쪽으로 쏠리며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을 정리한 건 아티스트들이었다. 이들은 팬들에게 무너진 동선을 바로잡자고 독려하는가 하면, 현장 경호원들에게 정리를 부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불상사를 막았다. 제로베이스원 성한빈은 “너무 위험하니 다들 한 반짝씩 뒤로 가 달라”고 말했고, 에스파 카리나는 “경호원들의 통솔을 잘 따라줬으면 좋겠다. 안전하게 관람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가수석 제일 앞줄에 앉아 플로어석 분위기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에이티즈 홍중은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자 가까이에 있던 경호 인력에게 직접 현장 정리를 부탁하는가 하면, 위험 현장에 경호원 추가 배치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로 K팝 팬들의 칭찬세례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로제는 혼잡한 출국 현장에서 넘어진 팬을 구하며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5일 로제가 해외 스케줄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팬들은 편지와 선물을 주기 위해 로제 쪽으로 대거 모여들었는데, 이동 과정에서 한 팬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팬들의 비명을 들은 로제는 걸음을 멈추고 넘어진 팬 쪽으로 손을 뻗어 “괜찮냐”며 상황을 확인하는 등 현장을 정리했다.
‘지금부터 OO과 나는 한몸이며, OO을 공격하는 것은 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나만의 별(스타)에 대한 일체감을 표현하는 이 문장은 특정인을 열렬히 응원하는 팬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감정이다. 팬들은 스타들에게 물적, 심적 응원을 보내는 것은 물론, 커뮤니티나 댓글창 등 온라인에선 혼신을 다한 격론으로 스타를 보호한다.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위험한 상황에 놓인 누군가를 구하려는 모습은 사람의 기본 인성을 보여주는 ‘인지상정’ 사례일 수 있으나, 그 대상이 팬일 경우엔 그 행위가 더 특별해진다. 팬들을 걱정하는 얼굴 표정이나 그들이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통해 팬들을 지켜주는 스타들의 모습에 팬들은 다시 한 번 감동하고 ‘덕심’을 넘어 스타와의 일체감 또한 깊어진다.
실제로 홍중의 경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기민하고 현명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처로 에이티즈 팬들뿐 아니라 아이돌 팬덤 내에서 칭찬 세례를 받으며 오래도록 훈훈하게 회자되고 있다.
오는 3월엔 아이돌이 팬들과 만나는 행사가 유독 많다. 데뷔 5주년을 맞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비롯해 아이브, 비투비, 스트레이 키즈 등 다수의 K팝 아이돌들이 팬미팅을 진행하며 아이유, 백현, 세븐틴 등도 대규모 콘서트를 열고 팬들 앞에 선다. 팬을 챙기는 스타들의 미담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더욱 끈끈하고 공고하게 함께 성장해 가는 스타와 팬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