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했지만, 예상치 못한 데서 애를 먹었다. 스윙할 때마다, 뛸 때마다 벗겨진 큰 헬멧 때문이었다.
이정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13승을 거둔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를 상대로 0-2 볼카운트에서 1루수 옆을 빠져 나가는 강한 타구로 안타를 만들어내 출루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공을 치자마자 머리부터 잡아야 했다. 1루로 달려나가는 순간 헬멧이 흔들려 벗겨지려고 했던 것. 중간쯤 다다랐을 때는 아예 포기했다. 이정후는 헬멧 없이 1루에 도달했다. 앞선 스윙 장면에서도 이정후의 헬멧 때문에 고생했다. 스윙할 때마다 헬멧이 흔들려 벗겨질 뻔했다.
현지에선 이 모습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다가온 듯하다. 현지 매체 '더 머큐리 뉴스'는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정후가 베이스 경로를 따라 날았다. 그와 함께 그의 헬멧도 공중으로 날아 올랐다"라며 해당 장면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렇게 흔들리는 헬멧은 이정후의 정상적인 타격이나 주루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부상의 위험도 따른다. 변경이 불가피하다. 샌디이에고 파드리스에서 뛰는 'MLB 선배' 김하성도 비슷한 문제를 겪어 헬멧을 주문 제작했다.
이에 이정후도 헬멧을 바꾼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이날 "이정후가 맞춤형 헬멧을 주문했다. 헬멧은 하루 혹은 이틀 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더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김하성의 헬멧을 만든 회사에 제작 주문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정후는 오는 2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을 건너뛰고 다음 달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두 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