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스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인종차별에 대해 직접 입을 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일본인 출신의 나카무라 키요미 기자 역시 눈물을 흘리며 현지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비니시우스는 3월 A매치 기간(18~26일) 브라질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브라질은 오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건 레알의 스타 비니시우스였다. 비니시우스는 라리가를 대표하는 스타지만, 최근에는 인종차별의 피해자로 여러 차례 지목받았다. 일부 팬들은 그를 향해 ‘원숭이’ ‘침팬지’ 등 인종차별성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지난 시즌 발렌시아와의 원정 경기에서 팬들이 그를 향해 단체로 인종차별성 구호를 외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스페인 매체 렐레보에 따르면 비니시우스가 기자회견에 나선 건 지난 1월 바르셀로나와의 수페르코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2개월 만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비니시우스는 초반 자신감 있는 자세로 기자회견에 임했지만,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에 관해 얘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비니시우스는 “매일 집에 갈 때마다 슬퍼졌다. 아무도 지지해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라리가에서 뛸 의향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밝혔다.
한편 비니시우스의 눈물은, 한 아시아 출신 기자의 눈물로 이어졌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일본 출신의 키요미 기자는 눈물을 흘리며 비니시우스에게 “어디서 힘을 얻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비니시우스는 환한 미소와 함께 “나는 내가 대표하는 모든 것, 가족, 브라질을 위해 이곳에 있다. 이미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승자다”라고 말했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에 따르면, 키요미 기자는 브라질에서 거주하며 오랜 시간 취재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월드컵을 앞두고 비니시우스에 대해 여러 주제를 가지고 얘기를 했다. 그는 항상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두 극복했다”라면서 “그는 인종차별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가 그를 응원해야 하지만, 울음을 멈출 수 없다. 저널리스트로서 그의 곁에서 함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