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시즌 초 타격감이 좋았던 적이 없던 것 같다. 올해는 준비를 잘 해서 그런 건지 개막전부터 타격감이 계속 좋았다. 오랫동안 좋은 감각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강승호(30·두산 베어스)가 달라졌다. 매년 시즌 초 부진하다 시즌 중반 이후, 시즌 막판 들어 살아났던 그가 올해는 개막부터 타격감이 심상치 않다.
강승호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8-5 승리를 이끌었다.
강승호는 지난 23일 2024 정규시즌이 개막한 후 꾸준히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23일과 24일 창원 NC 다이노스 2연전에서는 타율 0.375를 기록하더니 26일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3경기 시즌 타율이 어느새 0.500(12타수 6안타)까지 올랐다.
매년 '슬로스타터'로 불렸던 강승호에겐 낯설면서도 기분 좋은 기록이다. 26일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강승호는 "매년 시즌 초 타격감이 좋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올해는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했는데 개막전부터 타격감이 계속 좋았다. 오랫동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기뻐했다.
강승호의 말처럼 그는 커리어 동안 시즌 초 유독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통산 3~4월 타율이 0.219에 그쳤다. 6월까지로 범위를 넓혀도 0.232에 그쳤다. 반면 9월 이후 타율은 0.294에 달했다.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도 타율 0.239와 0.267로 차이가 있었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를 거쳐 매년 주전 경쟁을 벌였던 그에게 시즌 초 부진은 단순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 본인에게도 매년 부담을 주는 문제였다.
강승호는 이날 홈런을 친 웨스 벤자민 상대 타석에 대해 "첫 타석엔 내가 삼진을 당했다. 구위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다음 타석 때는 직구에 스윙이 늦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직구 타이밍에 슬라이더(PTS 상 기록은 커터)가 방망이에 걸려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좋은 타격감에 대해 묻자 강승호는 "행운도 따랐고, 지난해보다 스윙 시 (공과 콘택트하는 면적이) 길어진 느낌이다. 그러니 방망이 끝에 공이 맞아도 행운의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며 "땅볼 타구가 많이 줄어든 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9월의 남자'였던 강승호는 지난해 가을 유독 더 타격감이 좋았다. 당시 9월 이후 35경기에서 타율이 0.336에 달했다.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벌였던 두산에는 큰 힘이 됐다. 그때와 비교해달라고 묻자 그는 "당시 타격감과 지금 감각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감각적인 면도 있겠지만, 지난해보다 스윙이 좋아진 덕분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차이로 나온 결과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