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 6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0-1로 끌려가던 3회 말 NC 선발 임상현을 상대로 잠실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시즌 11호.
쉬운 공은 아니었으나 유리한 카운트였다. 2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던 임차현은 3회 김재환과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이어 강승호에게도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내줬다. 불리한 카운트에 임차현은 높은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직구를 꽂았지만, 다소 가운데 위치로 날아간 게 흠이었다. 이걸 놓치지 않고 강승호는 방망이를 풀 스윙으로 돌렸고, 타구는 172.2㎞/h를 기록하며 빨랫줄처럼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지난달 14일 10호 홈런을 친 후 35일 만에 나온 11번째 홈런이었다.
이미 타격감이 올라온 상태였다. 강승호는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4경기에서 타율 0.538(13타수 7안타)로 활약했다. 이 가운데 3경기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한 달 만의 반등이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강승호는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었다. 5월 14일 기준 타율 0.339(9위) 10홈런(6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985(4위)에 달했다.
이후 침체기가 길게 찾아왔다. 5월 1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25경기 타율이 0.146(82타수 12안타)에 불과했다. 5월 25일 이후 이달 12일까지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이 0.089(45타수 4안타)로 더 떨어졌다. 결국 6월에는 휴식 차원에서 벤치에 대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 결과 다시 방망이가 맞기 시작했다.
시즌 11호는 강승호 개인 커리어하이기도 하다. 지난해까지 주전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백업으로 머무르다 시즌 막판 잠시 활약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주전 자리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잠시 있었던 위기도 있었지만, 이날 홈런포로 자신이 확실히 극복했다는 걸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