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가 서울펜싱협회로부터 제명 조처 징계를 받았다. 해당 징계가 최종 확정되면 남현희는 지도자 자격을 박탈 당한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징계결정서에 따르면 서울특별시펜싱협회는 지난 18일 오후 서울시체육회 지하1층 중회의실에서 제3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하고 남현희펜싱아카데미(소속) 남현희 대표에게 제명 조처를 내린다고 결정했다.
징계 사유는 인권침해 신고의무 위반 등이다.
이번 징계는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 피해를 당한 학부모들이 스포츠윤리센터에 징계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서울펜싱협회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요구에 대한 처분 요청"이라고 밝혔다.
남현희가 운영하는 펜싱 아카데미에선 A코치의 성범죄 혐의가 불거졌다. 피해 학생 부모가 경찰 조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A 코치는 고교생 B양을 1년 넘게 강제 추행한 혐의가 담겨있다. 또 당시 중학생이었던 C양은 7개월 동안 성폭행당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피해 학생 부모는 남현희에게 두 차례에 걸쳐 A 코치의 성추행에 대해 항의했지만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A코치는 지난해 7월 초 변사체로 발견됐다.
이에 피해 학생 부모는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되자 스포츠윤리센터에 징계 조처를 요구했고, 이번에 징계가 확정됐다.
펜싱협회는 "사안의 중대성으로 보아 징계의 감경을 적용하지 않는다"며 "비위행위 2가지 징계기준을 모두 적용하되 징계기준이 더 엄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하는 경우'에 따라 제명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고 수준의 징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펜싱 못하게 만들겠다" 전청조, 성추행 피해 학생 감금·폭행 의혹] [전청조-펜싱협회 두 차례 만남, 남현희가 주선했다]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남현희는 여전히 펜싱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이번 징계가 최종 확정되면 남현희의 지도자 자격이 박탈된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를 내린 서울시 펜싱협회 관계자 역시 "징계 효력이 발휘되면 지도자 등록이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변론에 참석한 남현희는 7일 이내 이번 징계에 대한 재심을 신청할 수 있다. 서울펜싱협회는 "이 기간에는 징계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고 밝혔다.
한편 남현희는 전청조 씨의 수십억원대 투자 사기 공범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지난 3월 경찰은 이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대한체육회 이사직과 대한펜싱협회 이사직을 스스로 사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