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악연'이 다시 부활했다. 동료에서 다시 천적으로 엇갈린 원태인과 그의 오재일이 4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과 KT는 30일 오후 2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더블헤더 1차전을 치른다. 28일에 열린 1차전에선 KT가 홍현빈의 끝내기 안타로 기선을 제압했고, 29일에 열린 2차전에선 삼성이 4회까지 7-1로 앞섰으나 도중 내린 비로 우천 노게임 되면서 취소됐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로 양 팀은 토종 에이스들을 선발 마운드에 올린다. KT는 고영표를, 삼성은 원태인을 낙점했다. 우완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KT는 로하스(좌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배정대(중견수)-황재균(3루수)-김상수(유격수)-오윤석(2루수)-정준영(우익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기대를 모으는 매치업은 단연 원태인과 오재일이다. 오재일은 잘 알려진 '원태인 천적'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년 동안 원태인을 상대로 타율 0.615(13타수 8안타)에 5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면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랬던 오재일이 2021년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천적 관계가 청산되는 듯 했으나, 오재일이 지난달 박병호와 트레이드되면서 다시 적으로 만나게 됐다.
이적 당시 원태인은 "트레이드 소식 듣자마자 (KT전) 일정부터 확인했다. (재일이 형과) 한 달 뒤에 만나더라"면서 "다행히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보다 덜 타자친화적인) 수원에서 만난다. 하지만 벌써 긴장된다"라고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오재일은 원태인에게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자"며 유쾌하게 그와의 맞대결을 기대했다는 후문.
원태인은 "재일이 형이 '넌 이제 죽었어'라고 하더라. 하지만 나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재일이 형을 상대로 삼진 잡은 적이 있다. 당시 투구 래퍼토리도 다 기억난다. 그 자신감을 이어가서 이겨보겠다"라며 씨익 웃었다. 당시의 자신감이 이번 경기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