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헤드샷으로 조기강판된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의 다음 경기 출전 일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⅔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다. 불의의 헤드샷 때문이다.
원태인은 시작하자마자 선두타자 연속 안타로 선제 실점한 뒤, 양의지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김재환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다. 이후 양석환을 내야 뜬공으로 잘 돌려세웠지만, 강승호와의 승부에서 던진 직구가 빠지면서 헤드샷으로 이어졌다. 원태인은 바로 조기 강판됐다.
개인 선발 최소 이닝, ⅔이닝 동안 원태인이 던진 공은 23구. 90구 이상을 거뜬히 던지는 그로선 상당히 적은 수치였다. 선발 투입 전 하는 불펜 피칭과 비슷한 투구수이기도 하다. 향후 원태인의 로테이션 조기 등판도 가능한 투구수다.
다음날(14일)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도 원태인의 조기 투입을 시사했다. 박 감독은 "어제 원태인의 투구수가 너무 적어서 다음주 주중 경기에 선발로 내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원래 로테이션대로라면 원태인은 19일 금요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16~18일 화~목 경기인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마운드에 오를 확률이 높아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의 조기 강판이 당황스럽긴 했다. 계획한 게 흐트러지긴 했다"라고 멋쩍게 웃으면서 "마운드 내려오자마자 원태인이 침울하게 있길래, '빨리 네가 해야 할 거 해라', '빨리 선수들 응원해라'고 했다. 그랬더니 열심히 파이팅을 외치더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원태인이 조기강판됐지만 삼성은 곧바로 무너지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최채흥과 황동재가 4⅓이닝을 2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면서 추격의 동력을 마련했다. 삼성도 0-5에서 4회까지 4-5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힘을 냈다.
박 감독도 "뒤이어 나온 두 선수가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잘해준 덕분에 후반까지 잘 이끌어가는 계기가 됐다"라고 흐뭇해 했다. 최채흥에 대해선 "처음에 흔들리는 면이 조금 보였지만, 갈수록 안정감을 보였다.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최채흥과 황동재는 어제처럼 좌우 롱릴리프로 활용해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