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는 지난주 4번 타자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줬다. 지난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5-7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초 1사 1·2루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킨 것. 프로야구 선두 KIA는 주간 5경기에서 9타점을 쓸어 담은 최형우의 활약을 앞세워 주간 5전 전승을 질주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최형우를 7월 셋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KIA 선수가 올해 주·월간 MVP에 뽑힌 건 내야수 김도영과 투수 양현종에 이어 최형우가 세 번째. 그는 "팀 승리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거 같다"며 "지금은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타격의 기복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 23년 차 최형우의 타격은 녹슬지 않았다. 25일 기준으로 91타점을 기록, 오스틴 딘(LG 트윈스·80타점)에 앞선 이 부문 단독 선두. 개인 통산 세 번째 타점왕을 향해 순항 중이다. 최형우는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타점 욕심은 있다. 타점이야말로 좋은 타자임을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수치다. 찬스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기록 중 하나는 장타율이다. 최근 3년 동안 0.375~0.487에 머문 최형우의 장타율은 올해 0.527까지 올랐다. 최형우가 0.500대 장타율을 회복한 건 4년 만이다. 현장에선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형우는 "최근 비슷한 질문(장타율 상승)을 많이 받았는데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며 "똑같이 하고 있어서 비결이라고 할 건 없는 거 같다. 다만 작년에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트레이닝 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KBO리그는 KIA의 독주 분위기다. 최우수선수(MVP)에 도전장을 내민 김도영과 정상급 왼손 슬러거 나성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까지 상대 투수가 피해 갈 타자가 없다. 최형우는 "(가장 최근 우승한) 2017년과 주로 비교하는데 그때는 타자 개개인의 능력이 좋았다면 지금은 1번부터 9번까지 구성(짜임새)이 좋다"며 "경기에서 지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보면 찬스가 만들어져 있다. 찬스에서 선수들이 해결까지 해주니 경기 후반 역전하는 경기가 자주 나오는 거 같다"라며 흡족해했다.
불혹을 넘긴 적지 않은 나이. 우승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른다. 그는 "당연히 (우승) 욕심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을 이야기하기엔 조금 이른 시기인 거 같다"며 "가시권이 되면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