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복싱 임애지(25·화순군청)가 올림픽 ‘첫 승’이라는 새 역사를 작성했다.
임애지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16강전에서 타티아나 레지나 드 헤수스 샤가스(브라질)에게 4-1(30-27 30-27 30-27 30-27 27-30)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 복싱은 이번 올림픽에 임애지와 오연지(울산광역시체육회) 둘만 나섰다. 오연지는 앞서 우스이(대만)에게 판정패했는데, 임애지는 값진 첫 승을 올렸다.
임애지와 오연지는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최초로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섰다. 당시 둘은 첫판에서 쓴잔을 들었는데, 임애지는 이번에 그때의 아쉬움을 털게 됐다.
임애지의 승리는 한국 여자 복싱 역사상 올림픽 첫 승이다. 이제는 사상 최초의 메달까지 노린다.
부전승으로 16강에 안착한 임애지는 상대와 거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인앤아웃 파이팅을 자유롭게 펼쳤고, 샤가스는 거리를 잡는 데 애먹었다. 임애지는 클린치도 영리하게 활용했다.
1~3라운드 내내 임애지는 지친 기색이 크지 않았다. 준비한 플랜을 잘 실행했고, 심판 5명 중 4명의 마음을 훔쳤다.
임애지는 한국시간으로 내달 2일 오전 4시 4분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이기면 최소 ‘동메달’을 획득한다. 복싱은 3~4위전 없이 4강전 패자 둘에게 동메달을 준다.
만약 임애지가 1승만 더 챙긴다면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한순철(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메달을 안기게 된다.
임애지는 이번 대회에 나서기 전, 본지를 통해 “즐기면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 즐기고 싶다는 게 곧 잘하고 싶다는 뜻”이라며 “도쿄 때는 사실 출전에 안주했다. 이제는 색 상관없이 메달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다짐이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편 임애지의 8강 상대인 카스타네다는 16강전에서 인도의 프레티를 3-2 판정승으로 꺾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북한방철미도 위다드 베르탈(모로코)과 8강전을 치른다. 방철미는 16강전에서 니기나 우크타모바(우즈베키스탄)를 상대로 5-0 판정승을 거뒀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