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프랑스 파리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 김원호(삼성생명)는 3게임 16-13에서는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다. 잠시 후 의료전에게 받은 주무니에 구토했다. 다시 코트로 돌아온 김원호는 접전 끝에 23-21로 승리,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2일 열린 대회 배드민턴 혼합복식 4강전에서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물리쳤다. 이로써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원호는 '모자 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그의 어머니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이다. 당시 김동문-길영아 조는 박주봉-라경민 조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땄다. 길 감독은 1995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 1993∼1995 전영오픈 여자복식 3연패 등을 이룬 한국 배드민턴 전설이다.
김원호는 "어머니의 금메달을 보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는데, 이렇게 기회가 올지는 몰랐다"며 "이제는 길영아의 아들 김원호가 아니라 김원호의 어머니로 살 수 있으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호는 남자복식 은메달, 남자단체 동메달을 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현지에서 어머니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가 현지까지 와주셔서 더 힘이 나는 것 같았다"고 했다. 길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들에게 "올림픽 무대는 하늘이 내려주시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훈련했으니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고 부담을 덜어줬다.
김원호는 이날 경기 도중 비닐봉지에 구토를 했다. 그는 "헛구역질이 나오길래 한 번 나오는 거겠지 싶었는데 코트에다가 토할 것 같아서 레프리를 불러 봉지에다가 토했다"면서 "코트에서 이렇게 티를 낸 건 처음이었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여줬다"고 머쓱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