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이승엽 감독 (영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3.4 ksm7976@yna.co.kr/2025-03-04 16:24:54/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달라졌다. 작전 '수행'을 외치던 그의 2번 타순에 홈런 타자 김재환(37)이 들어섰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지난 4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렸던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해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이 감독의 목표는 단연 한국시리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도 지난달 26일 스프링캠프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4, 5위 하려고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 베어스다운 야구를 펼쳐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더 높은 목표를 이루려면 지난 2년과 야구가 달라야 한다.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부임했을 당시 세밀한 야구를 외쳤다. 소득도 있었다. 2022년까지 침체를 겪던 정수빈이 1번 타자이자 도루왕(2023시즌)으로 살아났고, 대주자 자원이던 조수행도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도루왕에 올랐다. 50도루 이상 선수 두 명이 테이블세터로 베이스를 휘저었다.
지난해 10월 2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2024신한쏠뱅크 KBO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1차전. 두산 조수행이 3회말 김재호 타석때 2루 도루 시도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발은 빨랐지만, 공격력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지난해 두산의 2번 타자 타율은 0.267로 8위였고, 장타율은 0.348로 최하위였다. 출루율도 0.348로 8위. 발이 느리고 부상 우려가 있는 베테랑 거포 자원들을 3~5번 타순에 배치한 게 역으로 상위 타순 공격력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올해는 공격력에 더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우선 2번 자리가 빠른 타자가 아닌 강한 타자가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엽 감독은 미야자키 연습 경기에서 김재환을 여러 차례 2번 타순에 배치했다. 지난달 24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과 연습경기가 시작이었다. 똑같이 홈런과 삼진이 많은 양석환과 4·5번 타순에 붙이는 대신 이들을 분산시키고, 득점 가능성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감'으로 정한 게 아니다. 4일 귀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 때도 2번 김재환 카드를 써볼 생각이 충분히 있다"며 "구단에서 지난해 데이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3번 타순, 4번 타순, 2번 타순 순서대로 찬스가 많이 걸리더라. 중요한 타순이 3번, 4번, 2번 등이니 여러 가지 테스트를 계속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2번 타순에서 문제가 가장 많았다"며 "그런 부분도 고려하면서 시범 경기 동안 계속 지켜보고 코치들과도 대화하겠다. 우리 팀이 가장 힘을 낼 수 있는,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타순으로 개막전에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1번 타순까지 바뀔 수도 있다. 이승엽 감독은 "최근 2년 동안 정수빈이 1번 타자로 나왔다. 김민석이 콘택트가 좋고 어느 정도 장타도 칠 수 있으니 시범경기 초반 그를 1번 타자로 보내볼까 한다"고 예고했다. 김민석은 주루에서 정수빈보다 떨어지지만, 드래프트 1라운더로 콘택트 잠재력이 뛰어나다. 성공만 한다면 상위 타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