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대전 주민규(오른쪽 세 번째)의 득점이 터진 뒤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공격수 주민규(35)가 친정팀 울산 HD를 향해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대전이 시즌 두 번째 ‘주민규 더비’에서 웃으며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다.
대전은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에서 3-2로 이겼다. 대전은 리그 5승(1무1패)째를 기록, 단독 1위(승점 16)를 지켰다.
애초 이 경기는 오는 6월 15일 18라운드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울산이 오는 6월 14일 개막하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게 되면서 앞당겨 치러지게 됐다.
대전은 개막전 안방에서 열린 울산과의 경기에선 0-2로 패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적지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대전으로 이적한 주민규는 벤치로 출발해했는데, 팀이 2-2로 맞선 후반 결승 골을 책임지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울산은 수비수 서명관이 조기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 속에 고개를 떨궜다. 울산은 리그 3패(3승1무)째를 안으며 4위(승점 10)에 머물렀다.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대전 신상은(왼쪽)이 선제골을 넣은 뒤 구텍과 환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이날 울산은 에릭·라카바·이희균·고승범·이진현·조현우(GK)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전은 구텍·김현욱·윤도영·강윤성·임종은·이창근(GK)으로 맞섰다. ‘전 울산’ 주민규는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킥오프 1분 만에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대전 골키퍼 이창근이 후방에서 김준범에게 건넸는데, 공이 튀며 울산 공격진에 향했다. 울산 이희균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임종은이 몸을 던져 저지했다. 걷어낸 공이 이창근을 맞고 재차 굴절되는 등 어수선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선제골은 대전의 몫이었다. 전반 3분 윤도영이 절묘한 아웃프런트 침투 패스를 전방으로 뿌렸다. 공을 건네받은 신상은이 박스까지 진입한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조현우가 버티는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대전의 흐름은 계속됐다. 전반 9분 울산 윤종규가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던 중, 대전 신상은이 끝까지 압박해 먼저 공을 터치했다. 윤종규가 공을 걷어내려다 신상은을 가격했다. 이 장면에 대해 비디오판독(VAR)이 진행됐고, 최종 페널티킥(PK) 판정이 나왔다.
전반 12분 키커로 나선 대전 김현욱은 과감하게 파넨카를 시도해 조현우를 무너뜨렸다. 마스크를 벗어 던진 조현우였으나, 김현욱의 킥에 완전히 속았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전반 19분 만에 윤재석을 빼고 엄원상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하지만 악재는 이어졌다. 수비수 서명관이 수비 과정 중 부상을 입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베테랑 김영권이 급하게 자리를 대체했다.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대전 김현욱(70번)이 PK로 추가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울산 이희균이 동점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이후 울산도 압박 라인을 높이며 공 소유를 늘렸다. 하지만 이희균, 라카바의 슈팅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울산의 침묵을 깬 건 박민서였다. 약속된 코너킥 공격으로 이희균이 중앙 부근으로 절묘하게 공을 연결해 줬다. 노마크 상태인 박민서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해 대전의 골대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기세를 탄 울산은 계속 두드린 끝에 결실을 봤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윤종규의 크로스가 수비를 맞고 굴절됐는데, 박스에 있던 고승범에게 찬스가 났다. 고승범의 슈팅이 빗맞으며 애매하게 흘렀는데, 이 공이 오히려 이희균에게 절묘하게 흘렀다. 이희균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전반전은 2-2로 팽팽히 맞선 채 마무리됐다.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전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 대전 윤도영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황선홍 대전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윤도영 대신 김인균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이미 교체 카드를 쓴 김판곤 울산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인균은 후반 2분 만에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하며 조현우를 위협했다. 조현우의 선방 뒤 곧바로 역습에 나선 울산이었지만, 엄원상의 크로스는 수비에 막혔다.
울산이 조금씩 공격 시도를 늘리자, 대전은 신상은과 구텍을 빼고 정재희와 주민규를 투입했다.
먼저 찬스를 잡은 건 울산이었다. 후반 17분 이희균이 절묘한 로빙 패스를 박스 안으로 보냈으나, 박민서의 헤더가 제대로 맞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대전 주민규가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8분 안톤이 머리로 연결해 준 공을 정재희도 헤더로 떨궈줬다. 이를 주민규가 머리로 트래핑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민규의 시즌 6호 골. 친정팀에 비수를 날리는 한방이었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 29분 아껴둔 교체 카드를 모두 꺼냈다. 루빅손, 허율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울산은 끝내 결실을 보지 못했다. 루빅손의 감아차기 슈팅도, 고승범의 중거리 슈팅도 골문과 거리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