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5% 이상 급락한 코스피 지수가 표시된 하나은행 딜링룸의 현황판. 연합뉴스 국내 증시를 받치는 축으로 자리 잡은 개인 투자자(개미)가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개미들은 ‘이란 사태’에도 역대급 매수세를 유지했지만 ‘검은 화요일’을 막진 못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시작으로 중동의 군사적 충돌이 사흘째 지속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최근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가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급락했다.
3일 코스피는 7% 이상 떨어지며 5800 선이 무너지는 등 5792.20으로 마감했다. 이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한 달 만에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5000, 6000 시대 개막을 주도했다. 예전에는 외국인과 기관이 지수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개미들이 지수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819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을 포함한 수치인데 지난 1월(7001억원) 대비 10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개미들의 매수 우위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개인은 외국인 투자자가 역대급으로 던진 7조원을 그대로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의 낙폭을 축소하는 데 앞장 섰다. 지난달 26일에도 개미들은 5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3일에도 개미들은 ‘중동 분쟁’ 충격파와 관련해 지수 방어에 나섰다. 장 개장과 함께 개인의 강력한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방어하는 듯 보였지만 외인의 거센 매도세에 밀리며 고전했다. 그래도 개인은 이날도 5조6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코스피 상승에 계속 베팅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향후 일주일이 국내 증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난 2월 2일에도 코스피가 5.26% 급락했지만 개미들의 매수세로 하루 만에 6.84% 반등해 상승장의 동력을 마련한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5주 공습 지속’을 공언하면서 중동 정세가 전례 없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언하는 등 물러서지 않는 형국이다. 이에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이 요동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관련 이슈가 불확실한 가운데 주식시장은 유가 및 금리 등락 여부에 따라 후행적으로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