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가 희한하게 YG의 30주년이기도 하지만 블랙핑크의 10주년이기도 하고, 빅뱅의 20주년이에요. 겹치기도 힘든데 어떻게 이렇게 되죠?”
4일 유튜브로 공개된 ‘2026 YG 플랜 | YG 어나운스먼트’ 영상을 통해 모처럼 모습을 드러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총괄 프로듀서의 입가에 쑥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이날 그는 K팝 팬들의 기대를 모은 빅뱅 20주년 공연을 함께 하게 됐다는 점을 공식화하면서 “(YG 창립) 30주년의 특별한 감회를 전하기보다는 앞으로 40주년, 50주년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이 자리에서 열심히 음악을 만들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YG 시스템에서 배출된 첫 메가 IP인 빅뱅은 2006년 5월 데뷔 후 ‘거짓말’, ‘하루하루’, ‘뱅뱅뱅’, ‘판타스틱 베이비’, ‘붉은 노을’, ‘봄여름가을겨울’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기며 큰 사랑을 받았다. 차별화된 음악과 퍼포먼스, 자유분방하면서도 힙한 매력으로 팬덤과 대중을 사로잡은 ‘국민그룹’으로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구가했다. 멤버들의 릴레이 군복무 및 사생활 이슈 등으로 오랜 공백을 가진 이들은 2024년 가을 태양의 단독 콘서트에 지디와 대성이 게스트로 나서며 전역 후 처음으로 ‘3인 완전체’ 무대를 꾸몄고, 그 해 11월 ‘마마 어워즈’ 무대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들은 현재 개별 소속사에서 각자의 음악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데뷔 20주년을 맞아 ‘빅뱅 모드’로 활동에 임한다. 빅뱅은 오는 4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20주년 첫 완전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며, YG와 함께 하는 빅뱅 20주년 월드 투어를 통해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예정이다.
빅뱅. (사진=태양 SNS)
개별 활동과 완전체 활동을 따로 또 같이 전개 중인 블랙핑크는 데뷔 10주년이라는 유의미한 시점, YG와 함께 새 미니앨범 ‘데드라인’을 발표하며 끈끈한 의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완전체 신곡 ‘뛰어’ 발표 후 최근까지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이어온 블랙핑크는 개별 멤버들의 ‘일당백’ 활약으로 파괴력을 더해 K팝 걸그룹 최다 초동 기록을 비롯, 각종 글로벌 차트에서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빅뱅과 블랙핑크는 각각 20주년, 10주년을 맞아 데뷔부터 찬란한 시간을 함께 한 YG와 다시 함께 유의미한 기록을 새긴다.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양군’ 넘어 ‘YG’로…K팝 이끈 30년 여정
‘K팝 아이돌’ 빅뱅과 블랙핑크를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명실상부 슈퍼 글로벌 IP로 키워낸 중심에는 양현석 총괄이 있었다. 양 총괄은 1992년 서태지와아이들로 데뷔해 시대를 풍미했고 1996년 팀 해체 후 지금의 YG엔터테인먼트의 모체가 된 ‘현기획’을 설립, 킵식스를 데뷔시키며 음악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뗐다. 이듬해인 1997년 ‘M.F기획’을 설립해 지누션으로 대박을 친 그는 1998년 ‘양군기획’을 설립해 원타임을 성공시키며 ‘YG DNA’를 일궈갔고, 이후 2001년 YG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해 휘성, 빅마마, 렉시, 거미, 세븐 등 힙합과 R&B, 소울 음악으로 대표되는 아티스트들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제작자로서 성공가도를 이어왔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된 가요계에서도 양 총괄의 독보적 행보는 계속됐다. 그는 2006년 빅뱅을 시작으로 2NE1,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 트레저 그리고 베이비몬스터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다수 아이돌 그룹들을 성공시키며 ‘가요계 미다스 손’ 수식어를 얻었다. 이는 아티스트 출신 제작자로서 무려 30년간 걸어온 현재 진행형 여정의 결과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SM, JYP 그리고 하이브와 확연히 차별화된 YG 고유의 색을 이어오면서도 각 팀을 성공적으로 프로듀싱해낸 양 총괄의 내공은 그야말로 대체 불가다. 실력파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뿐 아니라 음악과 퍼포먼스 측면에서 ‘YG DNA’로 표현되는 특유의 스타일로 K팝신 부흥기에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YG 아이돌만의 특색은 타 그룹과 차별화된 특유의 YG색이 그들만의 개성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정체성이 된다는 점이다.
최근 약 12년간 몸 담았던 YG를 떠나 신규 레이블을 설립한 악뮤의 이찬혁이 대표적인 예로, 그는 지난해 7월 YG에서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에로스’로 최근 열린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노래(‘멸종위기사랑’)를 비롯해 최우수 팝 음반/노래 등 3개 부문을 휩쓸기도 했다. 양 총괄은 제작자이자 프로듀서이기에 앞서 그 자신이 아티스트이기도 했던 만큼, 개별 아티스트에 대한 남다른 존중이 결과물에 시너지를 더한다는 평이 나온다. 베이비몬스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헌식 대중음악 평론가는 “양현석은 그 자신이 음악을 알고 있고 음악을 보는 감각도 남다르며, K팝의 본질과도 같은 안무, 댄스에 대해서도 워낙 탄탄하다”며 “자신이 아티스트로서 활동했던 경험도 있어 개별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도 남다르다. 자유로운 창작을 독려해 천편일률적인 K팝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프로듀싱 결과물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30주년을 맞은 YG는 올해도 달린다. 블랙핑크 ‘데드라인’ 앨범을 필두로 빅뱅 20주년 기념 월드투어로 글로벌 K팝 팬들과 함께 다시 YG 패밀리십을 과시할 예정이다. 또 베이비몬스터의 상·하반기 신곡 및 신보 발표와 두번째 월드투어, 트레저의 힙한 변신과 하반기 새 보이그룹 론칭도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