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마이애미로!'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이 기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9 yatoya@yna.co.kr/2026-03-09 22:28:40/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06 WBC 당시 일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IS포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초대 대회가 열린 2006년. 당시 조직위원회는 미국에 유리한 대회 운영으로 비난을 받았다. 의도가 엿보이는 조 편성을 했고, 경기 시간도 협의 없이 변경하려고 했다. 편파 판정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특히 8강 리그 A조 마지막 경기에서는 폴에 맞은 멕시코 타자의 명백한 홈런이 2루타로 둔갑해 스스로 대회 권위를 실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대회에서도 ‘더블 엘리미네이션(Double Elimination)’이라는 복잡한 방식을 운영해 중복 대진이 많았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은 이 대회에서 5번 맞대결했다. 1라운드까지 2승 2패였지만, 결승전에서는 3-5로 패해 우승을 내줬다.
WBC가 호평 속에 막을 내린 건 2023년 대회부터다. 조직위 WBCI는 2017년 대회보다 4개 국가를 더 본선에 넣었고, 5개 국가씩 4개 조(A~D)로 배정한 뒤 상위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였던 국가는 4강전까지 다시 붙지 못했다. 이 대회는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과를 이뤘다.
조별리그도 마지막까지 흥미를 자아내는 규정을 도입했다. 당장 C조(한국·일본·대만·호주·체코) 일정을 치른 한국은 극적으로 8강전에 올랐다. 첫 3경기에서 1승 2패로 밀렸지만, 2승 1패였던 호주와 치른 4차전에서 승리하며 대만을 포함 포함 전적 동률을 이뤘고, 최소실점률(0.1228)을 만족하며 2위를 확정했다.
실점률은 조별리그에서 내준 실점을 전체 아웃카운트 수로 나눈 기록이다. 정확한 개념은 수비 아웃 1개당 실점. 공격 지표를 빼고 정하는 기록이라, 각 국가 퍼포먼스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 실점률 기준 순위 산정 방식으로 인해 야구팬은 공 하나, 아웃카운트 한 개에 긴장하고 안도하며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실제로 한국은 호주에 3점 이상 내주는 순간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면서도 5점 차로 승리해야 했다. 5-0, 6-1, 7-2, 세 스코어만 한국의 마이애미(8강)행을 충족할 수 있었다. 생소한 조건으로 인해 1점을 내고 막는 데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한국은 6-1에서 8회 말 1점을 내준 뒤 9회 초 다시 1점을 만회하고, 마지막 수비에서 실점을 막아내는 드라마를 썼다. WBCI이 만든 낯선 조별리그 순위 산정 방식이 역대급 경기를 만든 것.
박영현, 6회말 무실점 마무리 (도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6회말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한국 박영현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26.3.9 hwayoung7@yna.co.kr/2026-03-09 21:16:49/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재 '우승 후보' 미국은 치른 3경기 모두 승리했지만, 아직 8강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2승, 멕시코가 2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만약 미국이 11일 이탈리아에 패하고, 멕시코가 12일 이탈이라를 잡으면 B조도 C조처럼 3개 국가가 같은 전적을 이뤄 실점률에 따라 순위를 가른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미국이 자력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지 못할 수 있다.
패전이 많아 일찌감치 8강 탈락이 확정된 팀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있다. 대회 규정 9조 '토너먼트 강등 제도'에 따르면 2026년 본선 후 상위 16개 팀은 다음 대회 본선에 자동 초청되며, 각 조 차하위 팀은 예선 라운드로 강등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참가국 전력 차이 있어, 상위 팀 승수 자판기 신세인 국가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 대회 참가를 원한다면, 1승이라도 거둬야 했다. 실제로 10일 B조에서는 3패씩 당한 영국과 브라질이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치었다. A조에선 콜롬비아가 파나마를 꺾고 나란히 1승 3패를 기록한 뒤 상대 전적(승자승)으로 앞서 조 4위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