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원장. 바른세상병원 제공 서울에 사는 김부장은 날씨가 풀리자 건강을 되찾겠다는 마음으로 아침마다 자택 인근 공원 걷기를 시작했다. 겨울 내내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던 터라 처음에는 20~30분 정도만 걸었지만,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자 며칠 만에 걷는 시간을 한 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하지만 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쯤 지나자 허리 아래쪽이 뻐근해지더니, 이내 신발을 신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동작조차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은 김부장은 “운동을 하면 허리 통증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허리가 더 아파졌다”고 통증을 호소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걷기·등산·자전거 등 야외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움직이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이 시기 요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함께 증가한다. 김부장처럼 허리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는데 허리가 더 아프다는 호소는 봄철 외래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다.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은 갑작스러운 활동량 증가다. 겨울 동안 운동량이 줄어들면 허리를 지탱하는 복부·등 주변 근육, 즉 코어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과 인대는 경직된다. 이런 상태에서 별다른 준비 없이 평소보다 오래 걷거나 갑자기 등산이나 골프를 시작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특히 평소 요통이 있거나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같은 퇴행성 질환이 있는 경우 통증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봄철 요통 악화는 운동 부족 후 무리한 운동으로 이어지는 계절적 패턴과도 밀접하다. 겨울 동안 움직임이 줄어든 몸은 서서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좋아지자마자 운동 강도와 시간을 한꺼번에 늘리는 실수를 한다. 하루 30분 걷던 사람이 갑자기 1~2시간씩 걷거나 평소 하지 않던 등산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경우 허리 통증이 생기기 쉽다.
요통 환자라면 봄철 운동을 시작할 때 몇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운동 전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굳어 있는 허리와 고관절·햄스트링을 풀어주지 않으면 작은 동작에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운동 강도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에서 시작해 서서히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의 선택도 중요하다. 요통이 있는 경우 충격이 크거나 허리를 반복적으로 비트는 운동보다 평지 걷기·수영·실내 자전거처럼 허리 부담이 비교적 적은 운동이 안전하다. 통증이 운동 중이거나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이를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허리가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을 계속하면 오히려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운동이나 유행하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선택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허리 통증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운동을 선택하기 전 반드시 자신의 허리 건강 상태를 점검받고, 운동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운동기구와 운동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