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을 불러 무대를 꾸며놓고 정작 이들에게는 제대로 수상 소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골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매기 강 감독, 이재 등 모두가 눈시울을 붉힐 만큼 뜻깊은 순간이었지만, 그 감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오스카 측은 이재의 주제가상 수상 소감이 끝나기 무섭게 마이크를 껐다. 이어 퇴장을 재촉하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카메라는 수상 소감을 준비하고 있는 제작진에서 무대 풀샷으로 전환됐다.
직전 ‘케데헌’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을 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한 뒤 제작자 미셸 윙이 마이크를 잡자 곧장 종료 음악이 흘러나왔다. 다만 주제가상 때와 달리 수상 소감을 이어가려는 미셸 윙의 제스처에 잠시 음악이 잦아들면서 큰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타 수상 무대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시상식을 중계하던 방송인 안현모 역시 “(주제가상) 수상자가 이렇게 많은데 (빨리 끝냈다). 앞서 단편영화상 수상 소감은 정말 길게 들었는데 (다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국 CNN 또한 해당 장면이 수상자들과 K팝 팬들에 대한 예우가 부족해 보였다고 지적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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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케데헌’ 팀이 오스카를 위해 공들여 준비한 무대를 언급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케데헌’ 팀은 이날 판소리와 타악기 연주자, 24명의 댄서가 꾸민 퍼포먼스에 이어 헌트릭스 멤버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골든’을 가창하며 시상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객석에서는 K팝 문화인 응원봉을 흔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엠마 스톤 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노래할 때만 마이크를 켜주고 수상 소감할 때는 끄는 게 말이 되느냐. ‘케데헌’은 축하 무대 들러리로 온 게 아니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또 다른 시청자들은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 시간이 제한돼 있고 시간이 넘으면 음악으로 끊는 것이 매우 흔한 일”이라며 “모든 수상자에게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