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신’ 배우 정이찬(사진=TV조선 제공)
“양파 같다는 말 자주 들어봤을 거야. 까도 까도 새로울 것 같아.” (‘닥터신’ 중)
한마디 한마디 ‘임성한 남주’를 그대로 삼킨 문제적 신인의 등장이다. 배우 정이찬이 생애 첫 주연이자 타이틀롤을 맡은 ‘닥터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14일 첫 방송한 TV조선 주말 미니시리즈 ‘닥터신’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막장 대모’ 스타작가 피비(이하 임성한)의 첫 메디컬 스릴러로, 1회 시청률 1.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로 출발했다.
시청률 이상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엔 남자 주인공 신주신을 연기한 정이찬이 있다. ‘신기에 가까운’ 뇌수술 실력을 지닌 외과 의사지만 장발 헤어스타일인 것부터 평범한 구석이 없는 ‘신주신’을 구현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는 평가다.
2회까지는 신주신이 자신과 결혼을 앞두고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톱배우 모모(백서라)와 모모의 엄마 현란희(송지인)의 ‘뇌 체인지’ 수술을 집도하게 된 과정을 그렸다. 정이찬은 장모와 예비 사위의 관계가 포함된 로맨스 삼각구도라는 파격적 세계관을 신주신을 통해 드러냈다. ‘닥터신’ (사진=TV조선 제공) 개연성을 기대하면 안 되는 ‘임성한드’답게 신주신이 모모에게 사랑에 빠진 이유는 부족하지만, 그조차 뛰어넘는 강렬한 ‘직진’ 구애 과정이 펼쳐졌다. 신주신과 모모가 함께하는 매 장면 시청자를 도발했다.
예컨대 신주신이 냅다 모모를 진료실 침대에 눕히곤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실컷 먹고 살 뒤룩뒤룩 쪄. 온몸이 살로 흔들려도 사랑할 거니까. 뇌만 찌지마”라고 프러포즈하는 장면은 경악과 동시에 “이게 임성한 드라마지”라는 감상을 끌어냈다. 빠른 템포로 주고받은 임성한식 ‘말꼬리 물기’ 신도 제대로였다.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성립시킨 정이찬에게 이목이 쏠렸다. 시청자 일각에선 캐릭터의 ‘올드함’을 지적하거나 말의 높낮이가 크지 않아 “AI 더빙 같다”는 의견도 있으나 “2000년생인데 임성한 느낌을 아는 게 놀랍다”, “처음 보는 얼굴이라 더 신선하다”며 호기심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닥터신’ (사진=TV조선 제공)‘닥터신’ (사진=TV조선 제공) 앞서 ‘신기생뎐’으로 성훈을 발굴했듯 여러 신인을 등용해 온 임성한 작가는 이번에도 ‘서바이벌’에 가까운 오디션을 진행했고, 3개월여간 직접 현장을 찾아 배우들을 지도했다. 제작진이 골라낸 80여 명이 최종 5인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정이찬은 최종 신주신 역을 낙점받았다.
임성한 작가는 “주인공들 이미지가 일반적이지 않고 독특하며 묘한 매력들이 있어야 했다”며 캐스팅 주안점을 밝힌 바 있다. 극중 신주신의 장발 또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임을 보여주는 주요한 요소였기에 정이찬은 오디션 과정에서 머리를 붙이고 오는 준비성까지 보여줬다.
정이찬은 그렇게 ‘닥터신’이란 기회를 잡았다. 중앙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그는 지난 2023년 본명 민선홍으로 데뷔했다. 드라마 ‘오아시스’에 운동권 학생 단역으로 출연, 드라마 ‘환상연가’로는 이름있는 조연을 받았으나 자신을 알리기엔 부족했다. 하지만 ‘닥터신’ 타이틀롤을 따내면서 3년 만에 대중 앞에 활동명 ‘정이찬’으로 새로 나서게 됐다. 방영 시작 후 차기작 러브콜도 받고 있단 전언이다.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 관계자는 “정이찬은 목소리와 비주얼, 연기력 삼박자가 좋아서 데뷔부터 함께하고 있는 신인이다. ‘닥터신’에선 임성한 작가의 지도 하 캐릭터를 탄탄히 구축했다”며 “극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활약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의 연기 행보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