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국내에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을 ‘깜짝 발표’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축으로 AI를 선택한 신세계는 ‘한국판 아마존’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픈 웨이트 AI 모델’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리플렉션 AI와 손을 잡았다.
폐쇄 아닌 ‘오픈 웨이트 AI’ 모델 선택
신세계그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셔널 AI 센터’에서 미국의 스타트업 리플렉션 AI와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정용진 회장을 비롯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자리했다.
신세계는 리플렉션 AI와 손잡고 국내 최대인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7조원을 투입해 울산에 공동 설립하는 10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뛰어넘는다. 이에 250MW 규모에는 10조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출장에서도 리플렉션 AI와 만나 첨단기술 협력을 논의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특히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모델의 선두주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오픈 웨이트 AI 모델은 폐쇄형 모델과는 달리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모델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이에 맞춤형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고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데 용이하다.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식'에서 정용진(오른쪽)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리플렉션 AI는 약 1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 달러(약 3조원) 투자를 유치할 정도로 ‘오픈 웨이트 AI’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국내에 설립될 AI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받기로 했다.
정 회장은 “리플렉션 AI와의 데이터센터 건립 협업 프로젝트는 신세계의 미래성장 기반에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AI 커머스 등 ‘이마트 2.0’ 가속
신세계는 AI를 발판 삼아 ‘이마트 2.0’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신세계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AI 협력을 구체화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세계는 미래 유통업에 최적화된 ‘AI 커머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유통업에서 쌓은 데이터와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한국판 아마존’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는 ‘AI 커머스’의 획기적인 발전을 자신하고 있다. 신세계는 오랜 유통 업력을 통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 접점 인프라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축적한 노하우와 새롭게 발현될 AI 역량이 결합되면 고객에게 또 다른 새 경험과 혜택을 선사하는 ‘차별화된 AI 커머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울 중구 이마트 본사. 이마트 제공 우선 온라인 몰에서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을 고르고 결제 배송까지 책임지는 ‘AI 에이전트’의 획기적 발전이 기대된다. AI 커머스뿐만 아니라 리테일 사업 전반에 적용할 ‘AI 풀 스택’(Retail AI Full-Stack)을 개발, 재고 효율 개선 등을 포함한 관리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지 선정 등에 신세계 프라퍼티가 참여하고, 향후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신세계 I&C가 담당하는 등 그룹의 계열사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