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솜 (사진=일간스포츠 DB) 겉은 이성과 논리로 무장해 차갑지만 속은 따뜻하다. 귀신 보는 변호사도 매력적이지만, 현실에서 만나고픈 이상적인 변호사는 이쪽이 더 가까울 것 같다. 배우 이솜이 ‘신이랑 법률사무소’에서 ‘겉차속따’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3일 첫 방송한 SBS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망자의 한을 통쾌하게 풀어주는 변호사 신이랑(유연석)과 승소에 모든 것을 건 변호사 한나현(이솜)의 공조를 그린 드라마다. 방영 4회 만에 시청률 9.1%(닐슨코리아 전국)로 자체 최고를 기록했다.
박수무당처럼 ‘신들린’ 신이랑 역 유연석이 펼치는 빙의 퍼레이드가 주는 웃음이 입소문을 탔지만, 망자와 유족이 품은 아픈 사연과 이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인류애’ 스토리텔링이 작품의 핵심이다. 이솜은 신이랑과 상극 타입인 대형 로펌 태백의 에이스 변호사 한나현 역으로 한 축을 담당했다.
각 잡힌 무채색 슈트를 입고 좀처럼 입꼬리가 올라가는 법이 없는 한나현은 일도 철두철미하다. 입만 열면 팩트로 상대의 급소를 치지만, 빙의로 법정을 휘젓는 신이랑과 연달아 얽히면서 ‘승률 100%’ 기록을 비롯한 완벽함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이솜은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깔끔한 딕션으로 한나현의 ‘변호사’로서 갑옷을 구축하는 동시에, 균열의 빌미가 된 인간적 ‘빈틈’을 눈빛으로 담아냈다. 3회에서 밝혀졌듯 한나현은 과거 자신 대신 사고를 당한 언니의 꿈을 대신 살고 있다는 아픈 상처를 지녔기 때문이다.
신이랑을 상대로 승소해야 할 입장이지만 이솜은 본의 아니게, 또는 일부러 그렇지 않기를 택하는 한나현의 내면을 스미듯 표현한다. 그의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은 절체절명 기로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파괴하지 않고, 진범이라면 로펌 고객이라도 직접 경찰에 넘기는 그는 현실에서 바라는 법조인의 양심과도 가깝다. ‘신이랑 법률사무소’ 이솜 (사진=SBS) 이를 두고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신중훈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한나현은 귀신을 보거나 빙의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판타지 속 현실적인 결이기에 더 어려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솜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신 감독은 “이솜이 지닌 고유의 분위기와 사랑스러운 매력이 한나현의 서사와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줄 것이라 믿었다”고 밝혔다.
이솜은 신 감독과 리딩 단계부터 끊임없이 한나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캐릭터를 구축했다. 동시에 한나현의 특성과 생활감이 묻어나는 외양 또한 스마트워치 등 소품 디테일로 표현했단 전언이다.
신 감독은 “이솜의 연기를 보며 늘 느낀 것은 ‘드라마를 찍고 있다’기보다 ‘실제 한나현이라는 인물을 보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그만큼 진짜를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극찬했다. ‘신이랑 법률사무소’ 이솜 (사진=SBS) 추후 전개에선 신이랑 만큼이나 한나현에게도 서사적 변화가 그려질 예정이다. 버스에 치일 뻔한 신이랑에게 자신을 겹쳐보고 구해낸 뒤 부쩍 가까워진 관계성 변화도 포함됐다. 귀신을 본다는 신이랑의 고백에 “더 이상 엮이는 건 시간만 아깝다”며 코웃음을 쳤던 한나현이 어떻게 공조하게 되는지, 유연석의 ‘한풀이 차력쇼’를 현실로 지탱하는 이솜표 ‘리얼리티’에도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