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식 원장. 바른세상병원 제공 요즘 들어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단순한 근육 피로나 일시적인 통증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통증이 엄지손가락 쪽 손목에 집중되고 반복된다면 ‘드퀘르벵 증후군’, 즉 손목 건초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드퀘르벵 증후군은 손목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힘줄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엄지를 움직이게 하는 힘줄은 손목 부위에서 섬유성 띠 조직에 의해 고정돼 있는데, 이 힘줄을 감싸고 있는 활액막 구조인 ‘건초’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반복적인 손목과 엄지 사용으로 힘줄과 이를 덮고 있는 조직 사이에 마찰과 미세 손상이 누적되면, 점차 건초가 붓고 두꺼워지며 염증 반응이 심해진다.
과거에는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주부·요리사 등 특정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나는 직업병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크게 늘면서 연령과 직업을 가리지 않고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거나, 반복적으로 엄지를 움직이는 생활 습관은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요 증상은 엄지손가락에서 손목 바깥쪽으로 이어지는 부위의 날카로운 통증과 압통·부종이다. 손목을 굽혔다 펴거나 엄지를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손목 부위에 무언가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증상이 진행되면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병뚜껑을 여는 간단한 동작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초기에는 불편함 정도에 그치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줄 수 있다.
치료의 기본은 손목과 엄지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통증이 시작된 초기 단계라면 무리한 사용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 손목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초기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면 염증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로 빠른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체외충격파 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은 염증으로 두꺼워진 신전지대를 절개해 힘줄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비교적 간단하며 수술 후 예후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손목 건초염은 생활 습관과 밀접한 질환인 만큼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반복적인 사용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작업이나 운동 등 손을 많이 사용할 때는 휴식을 취하고, 손목과 손가락 스트레칭을 습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