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을 향한 반응이 뜨겁다. 지난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치러진 컴백 라이브를 둘러싼 갑론을박과 후폭풍이 지나가는 가운데, ‘BTS 2.0’ 첫 걸음인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 또한 다양하다.
신보 ‘아리랑’은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이들이 마주한 보편적인 감정을 담은 앨범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을 제목으로 삼아 팀의 뿌리를 드러내는 동시에 2026년 현재 일곱 멤버가 느끼는 정서를 서사를 담아낸 흐름으로 풀어냈다.
이 같은 테마는 글로벌 무대에서 ‘K’ 문화 콘텐츠가 각광받고 있는 현 시점, K팝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얼굴인 방탄소년단의 컴백에 썩 어울린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국뽕’을 자극하는 ‘전략적’ 행보 아니냐는 시선을 보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보면 가장 순수한 선택이기도 하다. 기존 팝 시장 구도 내에 존재하는 무수한 편견을 뚫고 글로벌 팝 시장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성공신화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다시 출발선에 선 이들이 본연의 정체성을 떠올리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6월 일곱 멤버가 모두 국방의 의무를 마친 뒤 지체 없이 곧바로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2022년 6월 발표한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로 그 자신들의 1막을 내린 뒤 꼬박 3년을 보낸 이들이 풀어야 할 일차적 과제는 ‘무엇을 노래할 것인가’였다. 데뷔 후 발표한 수많은 앨범들에서 그 자신들의 속내를 솔직하게 담아내 리스너를 감화시켰던 이들은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였고, 궁극에 ‘출발점’ ‘정체성’에 시선이 멈췄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은 이를 앨범 전반에 녹여냈다. ‘아리랑’의 선율 일부를 곡에 활용해 벅찬 감정을 고조시켰고(‘바디 투 바디’)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인터루드 트랙(‘No. 29’)에 사용했다. 앨범 로고는 ‘아리랑’의 초성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태극기 건곤감리의 철학을 담았다.
외신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미국 롤링스톤은 “방탄소년단은 (개인 활동으로) 각자 개성을 탐구하고 다른 예술적 아이디어를 추구했다. ‘아리랑’에서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며 그룹 정체성, 특히 한국의 뿌리를 강조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부상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이란 정체성을 희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미국을 정복하려 했다. 그래서 ‘아리랑’을 통해 본인들이 어디서 왔는지 상기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 건 큰 의미”라고 평했다.
또 영국 가디언은 “‘아리랑’은 K팝 특유의 실험 정신을 포착하는 동시에 정체성의 과오를 바로잡은 앨범”이라며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 과거 영어 히트곡이 보여준 팝의 문법에서 벗어나 팀의 뿌리인 힙합과 개성 강한 사운드로 돌아왔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팝 현상의 주인공’이란 위상에 걸맞은 앨범”이라고 호평했다.
‘아리랑’은 이번 앨범에 한국을 상징하는 바이자, 떠남과 그리움, 다시 나아감을 노래한 민요 속 메시지와 같이 방탄소년단의 지나온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쁨과 즐거움, 깊은 사랑과 같은 보편적 정서를 앨범에 담긴 14곡 안에 담아냈다.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타이틀곡 ‘스윔’은 삶의 파도 속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헤엄쳐 나아가는 자세를 노래한다. 밀려오는 흐름을 거스르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히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풀었다. RM이 작사 전반을 맡아 곡의 메시지에 진정성을 더했다.
곡은 ‘SWIM’은 글로벌 오디오·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글로벌’에서 일주일 동안 연속 1위를 달렸으며,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일간 차트에서도 발매 이튿날부터 연속으로 정상을 꿰찼다. 앨범의 가시적 성과도 뚜렷하다. 이번 앨범은 발매 첫날 하루 동안에만 398만 장 판매되며 역대 최다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 종전 337만 장)을 뛰어 넘었고, 발매 사흘 만에 400만 장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차트 기록도 눈부시다. 앨범 ‘아리랑’은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3월 27일~4월 3일 자)에서 1위에 올랐으며, 타이틀곡 ‘스윔’은 최신 오피셜 싱글 차트 2위에 올랐다. 앨범 차트 1위는 통산 세 번째 기록이며, 싱글 차트 2위는 자체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다이너마이트’, ‘버터’, ‘마이 유니버스’가 세운 3위였다.
빌보드 최신 차트(4월 4일자) 중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도 1위에 오르며 통산 7번째 1위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K팝 최초 ‘빌보드 200’ 1위를 달성한 이들은 이후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2019년 미니 6집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 이듬해 ‘맵 오브 더 소울 : 7’과 ‘비’ 그리고 2022년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를 잇는 낭보다.
또 ‘스윔’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도 핫샷 1위 데뷔가 유력한 상황이다. 앨범 차트와 동시에 ‘핫 100’에서도 1위를 할 경우 2020년 ‘비’ 앨범과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이 함께 빌보드 메인 앨범, 싱글 차트 1위를 나란히 거머쥔 데 이어 6년 만에 쓰는 대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