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선발 투수 나균안이 이내 해맑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뛰쳐 나갔다. 자신의 책임 주자 득점을 막아낸 신인 투수를 향해 뛰어갔다. 이어진 격한 포옹. 롯데 자이언츠에 신인왕 후보가 나왔다. 박정민(23)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선발 투수 나균안이 이내 해맑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뛰쳐 나갔다. 자신의 책임 주자 득점을 막아낸 신인 투수를 향해 뛰어갔다. 이어진 격한 포옹. 롯데 자이언츠에 신인왕 후보가 나왔다. 박정민(23)이다.
롯데 우완 투수 박정민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롯데가 3-2로 앞선 6회 말 무사 2루에 등판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며 홀드를 올렸다.
1-2로 지고 있었던 롯데는 6회 초 공격에서 2점을 내며 3-2로 역전했다. 5회까지 2실점하며 호투한 선발 투수 나균안은 바로 이어진 6회 말 선두 타자 김휘집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바로 동점을 허용할 위기에 놓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의 선택은 신인 투수 박정민이었다. 그는 거의 완벽하게 불을 진화했다. 후속 타자이자 앞 타석에서 장타를 친 김형준을 상대로 먼저 볼 3개를 내준 뒤 내리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 6구째 145㎞/h 포심 패스트볼(직구) 가운데 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후속 타자는 2026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야수 1순위 신인 신재인. 박정민은 초구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낸 뒤 2·3구째 연속 150㎞/h 강속구를 뿌려 파울과 스트라이크를 잡아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어갔다. 포수 유강남이 무릎을 살짝 높여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했고 포수 미트에 정확하게 직구가 들어가며 다시 한 번 헛스윙을 끌어냈다. 단숨에 2아웃.
베테랑 이우성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박정민은 첫 공 5개 중 4개를 직구로 구사했고, 포수가 요구하는 높은 코스에 빨려 들어갔다. 이후 포수 유강남은 슬라이더를 주문해 타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렸다. 박정민은 풀카운트에서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체인지업을 낮게 떨어뜨렸지만, 이우성이 배트를 내다가 멈추며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나균안도 고개를 떨궜다.
이호준 NC 감독은 이 상황에서 대타 오영수를 투입했다. 롯데 배터리는 앞선 세 타자 승부와 달리 1~3구 모두 변화구를 선택해 완급 조절을 했다. 이후 박정민은 직구 2개를 보여준 뒤 체인지업 2개를 연속으로 구사해 결국 타자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박정민은 세리머니를 내다가 삼켰다. 반면 나균안은 팀이 승리한 것처럼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박정민을 반기기 위해 뛰어나갔다. 이내 그는 박정민에게 '백허그'를 하며 후배를 격려했다.
박정민은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참가한 선수다. 드래프트 순위는 2라운드 전체 14순위. 강한 구위와 배포를 인정받은 박정민은 시범경기에서도 박빙 상황에서 마운드에 설 기회를 얻었고, 등판한 6경기에서 1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견고한 투구를 보여줬다.
데뷔전에서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것.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6-3으로 앞서 있었던 9회 말 등판한 뒤 위기에 놓였고, 박정민은 르윈 디아즈에게 2루타를 맞고 전병우에겐 사구까지 내주며 만루를 자초했지만 이후 김영웅과 박세혁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박정민은 1984년 윤석환, 1991년 박진석, 2000년 이승호(이상 은퇴)에 이어 역대 4번째로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신인 투수가 됐다.
박정민은 이튿날 개막 2연전 2차전에서 롯데가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등판해 '필승조' 일원으로 공식 인정받았고, 동점 위기에서 나선 이날(1일) NC전에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롯데는 이날 필승조 정철원이 8회 투런홈런을 맞고 4-4 동점을 내준 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끝내기 밀어내기를 내주며 패했다. 이런 상황이기에 박정민의 등장은 더 단비 같다.
6회 실점 없이 임무를 완수한 박정민(오른쪽)을 안아 주는 나균안. 사진=티빙 중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