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IS포토, SNS
가수이자 배우 탑이 13년 만의 솔로 앨범을 통해 빅뱅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은 모양새다. 과거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더 이상 돌아가지 않겠다는 선택을 음악으로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탑의 정규 1집 ‘다중관점’은 지난 3일 공개 직후 성과로 그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입증했다. 스포티파이 첫날 147만 스트리밍을 기록하며 올해 K팝 솔로 최고 기록을 세웠고,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앨범 차트 3위, 애플뮤직 글로벌 차트 16위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15개국 아이튠즈 1위를 포함해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도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번 앨범은 탑이 전곡 프로듀싱을 맡아 11곡 전반에 자신의 과거를 녹여낸 자전적 서사가 핵심이다. 2006년 빅뱅으로 데뷔한 그는 2017년 마약 사건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를 시사했으며, 팀을 떠났다. 이후 지난 2024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로 복귀했지만, 이번 앨범은 가수로서 본격적인 재개를 알리는 첫 결과물이다. 빅뱅으로 데뷔한 후 20년 만의 첫 솔로 정규작이자 13년 만의 솔로 컴백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한다.
사진제공=탑 소속사
이번 앨범의 수록곡 ‘오바야’는 그런 방향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난 떠나 빅-뱅”이라는 직설적인 가사와 “다섯이 더 행복했지”라는 회상이 교차하며, 애정과 결별을 동시에 담아냈다. ‘완전 미쳤어!’와 ‘탑욕’ 역시 같은 맥락이다. 빅뱅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과 함께 “상처 많은 나의 팬들”이라는 가사로 과거 논란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고, 당시 뉴스 음성까지 삽입하며 자신의 과오를 정면으로 마주했다. 빅뱅을 연상시키는 음악적 장치를 활용하면서도, 서사는 빅뱅 이후에 맞춰져 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불거진 빅뱅 복귀 기대와 맞물려 더 주목받는다. 20주년을 맞은 빅뱅이 지드래곤·태양·대성 3인 체제로 활동을 예고한 가운데, 세 멤버는 SNS를 통해 탑의 컴백을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신보로 탑이 빅뱅 복귀에 선을 긋는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완전체를 기대해온 아쉬움과, 탑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반응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다중관점’은 탑이 자신의 과거 서사를 정리하는 작업에 가깝다”며 “빅뱅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완전히 지우기보다, 스스로 의미를 재정의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전곡 프로듀싱을 통해 앨범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일관되게 끌고 간 점에서, 탑이 단순한 아이돌 출신을 넘어 솔로 아티스트로서 서사와 사운드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다”며 “향후에는 빅뱅의 탑이 아닌 솔로 탑으로서 얼마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확장해 나갈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