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마련한 방송 3법 후속 조치 실무안에 대해 우려 입장 표명했다.
13일 한국방송연기자노조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방미통가 최근 마련한 방송 3법 후속 조치 실무안이 방송 제작의 핵심 주체인 연기자들을 소외시킨 채 특정 직군에만 편성위원회 참여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며 “법안 개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의 편성위원회는 방송사업자 추천 인사 5명과 종사자 대표 추천 인사 5명 등 총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이를 위반하거나 위원회의 심의·의결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강력한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방미통위는 편성위원회 종사자의 범위 및 종사자 대표의 자격요건을 ‘방송사업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로서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직접 참여하는 자’로 제한하겠다는 실무안을 발표했다. 이는 방송 제작 환경에서 실질적인 노동을 제공
하고 콘텐츠의 질을 결정짓는 6000여 명의 방송연기자들을 방송사의 편성, 제작, 인사 등 중요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라고 짚었다.
노조는 이어 “대법원은 이미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노조법에 따라 방송사와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을 가진 조직임을 명확히 판결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근로계약 여부와 특정 직군만을 잣대로 종사자 대표성을 규정하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는 것이자 문화예술인의 노동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이어 “편성위원회 종사자 범위를 정규직 그리고 특정 직군으로 한정한 것은 과거 인하우스 방송 시스템 시대나 어울릴 법한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편성위원회는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방송의 독립성을 강화함으로써 다양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제작자들의 자율성뿐만 아니라 실제 콘텐츠 제작의 핵심 주체인 연기자들의 자율성 역시 보호받아야 할 중요한 권익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연기자 직군을 배제하는 것은 K컬처의 위상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그 주역인 예술인들의 권익과 창작 환경을 보호할 정책적 창구를 봉쇄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한국방송연기자노조 문화예술 공공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의 사례를 언급하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때 영화계 협·단체 및 개별 영화인으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해당 분야의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정책 결정 기구 구성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콘텐츠 제작의 핵심 당사자인 방송연기자들 역시 편성위원회의 종사자 대표 추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거나, 직접 위원으로 선임될 수 있는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정 직군이 종사자 대표권을 독점하게 될 경우, 방송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제고하려는 방송 3법 개정의 본래 취지마저 퇴색될 우려가 크다”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방미통위 규칙에서 정하는 종사자 범위와 종사자 대표 자격요건을 재설정하여, 방송 제작에 기여하는 연기자 직군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직군에 편중된 현재의 실무안은 방송 현장의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며, 진정한 방송 민주화를 위해서는 폭넓은 종사자 대표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정부와 방미통위에게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공정한 후속 조치를 즉각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