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들의 구속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선발 투수들의 구속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2.11) 1위에 오르며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7)은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955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그동안 군 복무와 부상 재활 치료로 인한 공백기가 길어 제 기량을 보여줄지 우려했지만, 그는 150㎞/h 후반 강속구를 뻥뻥 꽂았다.
안우진이 1회 초 롯데 1번 타자 황성빈을 상대로 구사한 4구째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159.6㎞/h가 찍혔다. 이는 개인 최고 구속이자 올 시즌 1위 기록. 경기 뒤 안우진은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조금 더 힘을 써도 될 것 같았다. 향후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하고, (흐름상) 중요한 상황에 놓이면 더 빠른 공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투수들의 속구 계열 평균 구속은 참가 20개국 중 18위 기록인 144.9㎞/h였다. '구속 혁명'에 가속도가 붙은 세계 야구 추세에 뒤떨어진 게 사실이다.
안우진의 복귀로 재점화된 강속구 투수들의 자존심 대결 시너지 효과가 KBO리그 구속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국내 투수 최고 구속 1위 기록(161.6㎞/h)은 한화 이글스 문동주(23)가 보유하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어깨 통증이 생겨 개막 준비에 변수가 생겼던 그는 최근 두 경기 연속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정상 궤도 진입을 알렸다. 최고 구속도 157㎞/h까지 끌어올렸다. 안우진·문동주에 이어 국내 선발 투수 구속 3위 기록(158.7㎞/h)을 갖고 있는 곽빈(27·두산 베어스)도 개막 첫 등판부터 157㎞/h를 찍었다.
안우진은 문동주가 국내 선수 최초로 160㎞/h를 찍었던 2023년 4월, "(문)동주가 정말 대단하다. 의식하진 않겠지만 나도 그 기록을 만들어보겠다"라고 했다. 문동주도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를 더 신경 써야 한다'라는 게 정론이지만, 그렇다고 구속이 안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라면서 "최고 구속을 기록한 투수라는 (현재) 타이틀을 빼앗기고 싶진 않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왼쪽 세 번째)가 국내 투수 넘버원 파이어볼러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시즌 목표로 삼았던 160㎞/h를 기록했던 롯데 자이언츠 불펜 투수 윤성빈은 "공이 빠른 동료가 옆에 있으면, '더 높은 구속을 던질 수 있다'라는 경쟁심이 생기기도 한다"라며 경쟁 시너지 효과를 전했다. 리그 대표 파이어볼러들의 구속 전쟁이 야구팬에게 쾍마을 안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