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K 출전 참가자들이 스타트를 하고 있는 모습. 블랙야크 제공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뒤 만나게 된 제주의 푸른 바다와 성산일출봉의 풍경이라니...”
국내를 대표하는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 축제인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50K’에 참가하면서 각인된 감정이다. 산과 숲을 뛰는 ‘트레일 러닝’은 다양한 감정들이 솟구치는 매력으로 러너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대회는 1000명의 참가 신청이 오픈 1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평소 러닝을 즐기는 기자에게도 ‘트레일 러닝’은 큰 도전이었다. 지난 25일 열렸던 이 대회의 정식 코스는 25km와 50km. 트레일 러닝 초보자가 완주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서 끝자락인 우보악 코스 4km 정도만 맛보기로 했다.
산과 숲의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을 달려야 하기에 장비가 필수였다. 블랙야크에서 개발한 고기능성 트레일 러닝화 ‘스카이 애로우 D TR’의 다이얼을 돌려 발 핏에 맞게 세밀하게 조절한 뒤 발걸음을 내디뎠다.
시작부터 오르막 돌길이라 만만치 않았다. 불규칙한 노면을 밟는 순간 발목이 살짝 꺾이는 느낌이었다. 발목을 흔들림 없이 감싸주는 트레일 러닝화를 신지 않았더라면 초반부터 이탈하는 불상사로 이어질 뻔했다.
1.2km 구간을 지나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심박수는 이미 180 이상으로 뛰었다. 숨을 고르고 타오르는 갈증을 달랠 시간이 필요했다.
그제야 한라산과 제주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 들어왔다. 올라온 길로 고개를 돌리자 성산일출봉과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와우”라는 짧은 탄성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50K' 참가자 기념 사진. 블랙야크 제공
목을 잠시 축인 뒤 한라산의 정취를 느끼면서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렇게 2.8km 구간에서 다시 한번 위기가 찾아왔고, 가파른 오르막 길에서는 걷기도 하면서 체력을 안배했다.
3km 구간을 지나자 길 옆에 길게 이어진 차량 행렬이 보였다. 참가자들이 대회장 근처에 주차한 차량들이었다.
결승선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마지막 힘을 냈다. 야크마을 상징인 ‘야크 조형물’이 만났을 때는 후끈한 바람마저 시원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해냈구나”라는 심정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 자연스럽게 ‘만세 세리머니’ 동작이 나왔다. 무사히 완주했다는 안도감과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성취감이 동시에 몰려오면서 “이런 게 트레일 러닝의 매력이구나”라는 속마음이 터져나왔다.
km당 평균 페이스 6분40초, 총 26분54초 기록이 워치에 새겨졌다.
막상 끝나자 “조금 더 길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라산의 속살을 만끽하지 못한 것 같아서 “정식 코스인 25km를 뛰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잠시 해보기도 했다.
실제 25K 참가자인 김나인씨는 “25km는 첫 도전인데 한계를 넘은 것 같아서 뿌듯하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트레일 러닝은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