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예능 ‘스님과 손님’
불교 수행이 여행과 만나 교양맛 로드 예능이 탄생했다. SBS 새 예능 ‘스님과 손님’이 종교에서 라이프스타일로 나아간 불교에서 새 재미를 발견했다.
지난 19일 첫 방송한 ‘법륜로드-스님과 손님’(이하 ‘스님과 손님’)은 ‘국민 멘토’ 법륜스님과 다양한 손님들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즉문즉설 로드 여행기다. 법륜스님이 실제로 34년 동안 오른 인도 순례길에 노홍철, 이상윤, 이주빈, 이기택,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우찬이 손님으로 함께 떠난 여정을 담았다.
석가탄신일 연휴 전 방송된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2.6%로 출발한 뒤, 연휴 후 방송된 2회는 0.1%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동시 공개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도 ‘오늘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4위(26일 기준), 예능 기준 1위를 수성하면서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최근 스타 PD 사단이 제작한 여행 예능이 연달아 시청률 고배를 마시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취다. 이는 ‘스님과 손님’의 불교라는 콘셉트가 차별점으로 가닿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각 세대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대표하는 5명의 손님은 낯선 땅에서 털어놓는 고민이 법륜스님의 예리하면서 따뜻한 조언과 만나면서 시청자도 일회성 웃음 외로 함께 생각거리를 얻는 ‘힐링’ 예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님과 손님’은 초반부부터 다소 민감한 주제들을 법륜스님의 깨달음을 경유해 곱씹게 했다. 거리에서 구걸하는 빈민들을 보고 손님들이 복잡한 심경을 느끼면, 법륜스님은 “가난해서 거지가 되는 게 아닌, 주기 때문에 거지가 되는 것”이라며 자신이 먼저 느낀 고민에 대한 현답을 내놨다. 사진=SBS 예능 ‘스님과 손님’ 그렇다고 거룩하고 어려운 종교적 성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님도 화날 때가 있는지”란 일상적인 질문에도 법륜스님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안 했을 때, 그럴 때 내 스스로도 조금 짜증을 내는 것 같다”고 털어놓으며 “화난 마음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불교를 믿지 않는 시청자도 일상에 필요한 심신 안정을 방송을 통해 자연스레 얻어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스님과 손님’을 연출한 류지환 PD 또한 가톨릭 신자지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즐겨들었던 것에서 이번 기획을 출발했다. 류 PD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불만족과 집착으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후회하는 등 쉽지 않은 사회를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스님의 메시지가 가닿으리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불교를 종교가 아닌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로 향유하는 트렌드인 ‘힙불교’와도 맞닿아있다. 류 PD는 “다른 종교가 아직 엄숙한 것에 비해 불교는 로봇 스님 등 시류에 어울리는 방향으로 전파되고 있다. 법륜스님 또한 이 지점에서 사명을 갖고 평생 정진하셨던 분”이라며 “이번 예능은 법륜스님이 다양한 세대의 손님들과 어떻게 어우러지며 눈높이에 맞춰 어떤 메시지를 주실지, 단지 강연이 아닌 스님에게도 의미 있는 인도에서 여행하며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사진=SBS 예능 ‘스님과 손님’ 또 초반부에선 선을 넘을 듯 말 듯한 노홍철의 화법과 그를 받아치는 법륜스님의 의외의 예능 센스 등에서 소소한 웃음이 있었다면, 3회부턴 인도의 웅장한 볼거리와 막내 우찬이 여정에 합류하면서 발생하는 케미스트리가 여행 예능적 매력도 높일 예정이다.
류 PD는 “인도의 새로운 풍경과 이런저런 군상도 보고,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자신 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디톡스’ 할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 언제든지 꺼내먹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