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현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다른 사람 같다. 배우 박지현이 ‘내일도 출근!’ 첫 회부터 로코 주인공으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은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던 7년 차 직장인 차지윤(박지현)이 까칠한 직장 상사 강시우(서인국)와 얽히며 일과 사랑의 설렘을 되찾아가는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다.
박지현은 새움전자 DA사업부 선임 차지윤 역을 맡았다. 반복되는 회사 생활과 끝없는 업무에 권태기를 겪는 인물이다. 일 처리만큼은 빠르고 야무지지만, 퇴근 후에는 치맥과 휴식을 사랑하는 평범한 직장인. 박지현은 첫 회부터 차지윤의 피로와 생활감, 그 안에서 피어나는 설렘의 기류를 과하지 않게 그려냈다.
출발도 나쁘지 않다. 지난 22일 방영된 ‘내일도 출근!’ 1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4.8%를 기록했다. 펀덱스 화제성 지표 드라마 부문에서도 6위에 올랐다. 오피스 로맨스의 익숙한 틀 안에서도 박지현의 변신이 눈에 띄었다는 평을 받았다.
배우 박지현 / 사진=tvN 캡처배우 박지현 / 사진=tvN 캡처 이번 작품에서 박지현이 꺼내 든 차별점은 ‘현실감’이다. ‘내일도 출근!’ 속 차지윤은 특별한 사건이나 강한 설정으로 시선을 끄는 인물이 아니라, 매일 회사에서 깨지고도 다시 일을 해내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본업에는 충실하지만 칼퇴근도 포기하고 싶지 않고, 상사에게 아이디어를 빼앗기는 상황에서는 자기 방식대로 맞선다. 퇴근 후에는 치맥으로 하루를 달래고, 뜻밖의 술자리에서는 회사에서와는 다른 흐트러진 얼굴로 로맨스 기류를 만든다. 너무 잘난 직장인도, 무작정 씩씩하기만 한 인물도 아닌 차지윤의 균형감이 첫 회부터 박지현의 얼굴로 설득력을 더했다.
박지현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차지윤에 대해 “직장인뿐 아니라 일과 사랑을 해본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지닌 캐릭터”라며 “다양한 아픔과 실패를 마주했을 때도 굴하지 않고 계속 열정을 좇아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박지현은 최근 작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 들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에서는 3인조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센터 도미로 분했다. 통통 튀는 외모와 춤 실력, 90년대 아이돌 특유의 에너지를 찰지게 소화하며 차지윤과는 또 다른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는 처연하고 자기 연민이 짙은 상연을 연기하며 “상연 그 자체”라는 반응을 얻었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눌러 담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배우로서의 깊이를 보여줬다. 차지윤, 도미, 상연 사이의 간극은 박지현의 필모그래피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이다.
‘내일도 출근!’ 조은솔 감독의 캐스팅 비화도 박지현의 로맨스 도전에 힘을 보탠다. 조 감독은 박지현에 대해 “20대 초반 오디션장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너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남몰래 팬심으로 응원하다가 영화 ‘히든페이스’를 보고 저 배우의 로맨스를 가져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히든페이스’에서 도발적인 분위기와 순수한 눈빛, 욕망을 감추지 않는 얼굴을 오간 박지현의 스펙트럼이 이번 오피스 로맨스 캐스팅으로 통한 셈이다.
처연한 상연, 발랄한 도미를 지나 박지현은 이제 차지윤으로 출근길에 섰다. 첫 방송부터 이전 캐릭터의 잔상을 지우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만큼 박지현이 ‘내일도 출근!’을 통해 로코 주인공으로도 시청자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