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앤피오 제공. “육하리요? 무해하고 사랑스럽죠. 제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그런 부분이 조금 닮은 것 같아요. (웃음)”
배우 신예은이 자신과 똑닮은 캐릭터를 떠나보냈다. 야무지고 당찬 성격에 특유의 러블리함까지, 외형도 내형도 그야말로 ‘신예은 그 자체’였던 육하리를 말이다.
그는 지난 7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에서 비밀스러운 사연을 안고 육지의 대학병원을 떠나 편동도 보건지소로 들어온 간호사 육하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작품은 모두가 기피하는 악명 높은 섬에 입도한 공중보건의 도지의(이재욱)와 육하리가 그려내는 메디컬 휴먼 로맨스다.
종영 당일 일간스포츠와 만난 신예은은 “이제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난다. 스토리도 그렇고, 섬이라는 공간에서 배우들과 부대끼며 촬영하다 보니 유독 애틋함이 크게 남는 작품”이라며 시원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사진=KT스튜디오 지니 제공 평소 ‘일벌레’로 소문난 신예은은 ‘닥터 섬보이’ 합류 전까지 ‘꽃선비 열애사’를 시작으로 ‘정년이’, ‘백번의 추억’, ‘탁류’까지 사극과 시대극을 쉼 없이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덕분에 오랜만에 만난 현대극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고.
그는 “오랜만에 현대극 말투를 쓰려니 오히려 신기하고 낯설었다”며 대본을 받고 설레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스타일링도 훨씬 자유롭고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예상치 못한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예은은 “그런데 웬걸, 촬영지가 거제도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서울에서 거제도까지 왕복 9시간을 오가는 대장정 탓에 다리가 부어 ‘압박 스타킹’까지 필수로 챙겨 다녀야 했다.
이토록 고된 스케줄 속에서도 그가 웃음을 잃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확신을 준 대본, 그리고 끈끈했던 현장 분위기였다.
“매회 새로운 사건 속에서 사람이 사람을 통해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대본의 힘에 깊이 끌렸어요. 여기에 현장 분위기까지 정말 좋았죠. (이)재욱 씨가 낯가림 없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분위기 메이커인 홍민기 씨 덕분에 내향적인 배우들이 많은데도 금세 한 가족처럼 똘똘 뭉칠 수 있었거든요. 아, 그런데 단톡방은 아직 없어요.(웃음) 늘 재욱 씨를 중심으로 모였는데 군대를 가서 이제는 제가 앞장서서 뭐라도 추진해야 하나 싶네요.”
얼마나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던 건지, ‘닥터 섬보이’ 메이킹 영상 속 배우들의 ‘찐 웃음’은 연일 화제를 모았다. 특히 극중 달콤한 로맨스를 그렸던 이재욱이 신예은을 보며 귀여워 죽겠다는 듯 짓는 미소는 시청자들의 격한 ‘과몰입’을 유발하기도 했다.
사진=앤피오 제공.
신예은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겠지만 좋게 봐주셔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 “하리를 연기하면서 스스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하리의 가장 큰 매력은 모난 구석 없이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런 단단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참 닮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러한 배우들의 진심이 통했을까. ‘닥터 섬보이’는 첫 회 시청률 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기록인 5.9%를 찍으며 기분 좋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섬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재욱·신예은이 선보인 ‘무해한 비주얼 케미’가 입소문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극의 중심을 잡은 건 깔끔한 단발머리에 간호사가 가진 단단하고 따뜻한 디테일을 완벽하게 지탱해 낸 신예은의 열연이었다.
“전작 ‘백번의 추억’ 직후 합류해 원작대로 단발 스타일을 유지하되, 간호사 역할인 만큼 메이크업은 덜어내고 피부 표현이나 디테일에 신경 썼어요. 완벽한 간호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실제 대학병원 등에 있는 간호사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의료 키트를 사서 가위 잡는 법부터 반복 연습했죠. 능숙하고 단단해 보이면서도 그 속의 따뜻함을 하리에게 꼭 담아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