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선 한남대 감독. 사진=대학축구연맹 패배의 아쉬움은 잠깐이었다. 박규선 한남대 감독은 당당하게 싸운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하며 박수를 보냈다.
한남대는 지난 18일 강원 태백시 태백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울산대와 제62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박규선 감독은 경기 후 “골키퍼 없이 힘든 상황에서 우승하고 새 역사를 쓰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근육이 올라와서 못 뛰겠다는 선수들을 위해 교체 카드를 활용한 터라 연장전에 분위기를 바꿀 수 없었던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것마저도 “감독의 책임”이라고 했다.
한남대는 이번 대회를 골키퍼 없이 임했다. 골키퍼가 2명 모두 부상당하면서 미드필더인 구유하가 대회 내내 골문을 지켰다. 대회 중간에는 ‘주장’ 성예건이 K리그1 부천FC1995에 입단하면서 전력 누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물러섬은 없었다. 늘 주도적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한남대는 결승에서도 플랜을 바꾸지 않았다. 대학 무대 대표 ‘전술가’인 박규선 감독은 화력이 막강한 울산대를 상대로도 빌드업 시 골키퍼 구유하를 중앙선 부근까지 올려 패스를 뿌리게 하는 등 자신감 넘치는 축구를 선보였다.
박규선 감독은 “요즘 대학축구가 끈기가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렇게 하면 된다는 걸 느꼈다. 이게 대학축구고, 이렇게 해야 함께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선수들과 울산대 선수들에게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학축구가 이런 식으로 더 갔으면 좋겠다”고 자부했다.
제62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에 골키퍼로 출전한 한남대 미드필더 구유하. 사진=대학축구연맹 골키퍼로 이번 대회를 임한 구유하의 활약도 볼거리였다. 구유하는 초당대와 8강전 승부차기에서 2~3번 키커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냈고, 결승에서도 후반 중반 선방쇼를 펼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구유하에게 고마움을 전한 박규선 감독은 “요즘에 개인적으로 희생하는 게 쉽지 않은데, 선뜻 나서서 희생해 줬다. 지도자로서 정말 고맙다”면서 “다음 달 1,2학년대회 때도 골키퍼 없이 가야 할 것 같은데, 그때는 1학년 선수 중 한 명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매번 파격적인 전술을 꺼내 드는 박규선 감독은 “8월 대회 때는 이번보다 더 완벽한 전술을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를 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