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9회 초 타석에서 3타점 안타를 치며 시즌 8번째 결승타를 기록한 전민재.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2010년대 이후 '공격형 유격수'를 두지 못했다. 주전 계보를 이은 박기혁·문규현(은퇴)은 수비력이 더 돋보였다. 결국 2020~2021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딕슨 마차도를 유격수로 섰다. 2023시즌을 앞두고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바로 전 시즌(2024) 15홈런을 친 노진혁을 영입했다.
마차도는 2020시즌 타율 0.280 12홈런 장타율 0.422를 기록하며 준수한 타격 성적을 남겼다. 미국 무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력도 명불허전이었다. 반면 노진혁은 2023시즌 이후 주전에서 밀렸다.
롯데 구단 역사를 통틀어도 사실상 없었던 공격형 유격수. 올 시즌 전민재(27)가 이 수식어를 얻을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주까지 타율 0.273 8홈런 46타점 31득점 장타율 0.404 출루율 0.320를 기록했다.
올 시즌 5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타점이 가장 많다. 득점권 타석에서 유독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건 아니지만, 승부처에서 좋은 흐름을 소속팀 쪽으로 가져가는 결과를 자주 냈다. 롯데가 대역전패 위기에 놓였던 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그가 9회 말 주자 3명으로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우중간 안타를 쳤다. 롯데는 11-8로 승리하며 3연패를 끊었다.
올 시즌 전민재는 결승타 8개를 기록했다. 팀 내 1위이자, 리그 전체 공동 3위 기록이다. 당연히 유격수 1위.
전민재는 지난해 팀 내 1위 기록(나승엽·전준우 11개)에 3개 차로 다가섰다. 최근 10년 롯데 유격수 중 가장 공격 기여도가 높았던 마차도도 2020~2021시즌 합계 4개뿐이었다.
2018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두산 베어스 지명을 받ㅇ느 전민재는 2024년 11월,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메인 카드는 외야수 김민석(현 두산)과 투수 정철원(현 롯데)였다. 하지만 전민재는 2025시즌 초반 기존 주전 내야수 박승욱·손호영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자리를 꿰찼고, 3~4월 30경기에서 타율 0.387를 기록하며 타격 잠재력을 드러냈다. 4월 말 투수의 공에 머리를 맞고 한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고, 이 여파로 몸쪽 공을 의식하는 후유증이 생겼지만, 1년이 지난 올 시즌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전민재는 롯데 유격수로는 2020시즌 마차도 이후 처음으로 단일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노린다. 이미 지난 시즌 자신의 기록(5개)을 넘었다. 홈런을 의식한 스윙보다는 타이밍이 딱 맞아 담장을 넘긴 스윙이 많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남은 후반기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전민재는 올 시즌 도루도 9개를 해냈다. 시즌 공격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김주원(NC 다이노스) 박성한(SSG 랜더스) 박찬호(두산) 등 국가대표 또는 골든글러브 수상 이력이 있는 유격수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전민재가 롯데 역사에 없었던 유격수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