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동연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입대 전 마지막 작품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남긴 것 같아 안도감을 갖고 떠날 수 있을 듯합니다.”
배우 곽동연이 오는 8월 25일 입대를 앞두고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으로 강렬한 마침표를 찍었다. 곽동연은 최근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가족이나 지인, 소속사에서 좋은 반응을 많이 전해줬지만, 가까운 사람들이라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건 아닐까 싶어 반신반의했는데 인터뷰를 통해 연기를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17일 공개된 ‘동궁’은 궁 안에 퍼진 ‘연못 귀신의 저주’를 풀기 위해 왕이 귀신을 베는 구천(남주혁)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노윤서)을 불러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곽동연은 왕실의 비극과 저주에 얽힌 세자 역을 맡아 극 전체의 몰입도를 이끌었다.
배우 곽동연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극중 세자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사건의 원흉과 맞닿아 있는 인물이다. 초반부터 기이한 행동으로 궁 안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후반부에는 인간의 형체에서 멀어진 모습으로 변해 구천과 격렬하게 맞붙는다. 곽동연은 세자의 불안정한 상태가 대사 밖에서도 드러나도록 장면마다 세세한 표현을 더했다.
“세자가 연못으로 걸어 들어가는 초반 장면에서 약물에 중독된 상태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으면 했어요. 그래서 피가 역류해 코피를 흘리면 좋겠다고 (최정규) 감독님께 제안했죠. 감독님은 배우가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 부분을 믿어주시는 분이었어요. 먼저 하고 싶은 대로 해볼 수 있게 열어주시고, 필요한 부분은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편하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판타지 액션 장르 역시 배우로서 경험의 폭을 넓혀준 작업이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움직임을 화면에 설득력 있게 구현하기 위해 무술팀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눴다.
“그냥 액션이 아니라 판타지 액션이라 다른 점이 많았어요. 와이어에 매달려 땅에서 솟아오르는 동작처럼 상상으로만 존재하는 움직임을 직접 해보고 무술팀과 계속 논의했죠. 촬영 막바지라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무술팀 분들이 워낙 프로여서 믿고 몸을 던졌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하는 데 큰 경험으로 남을 것 같아요.”
배우 곽동연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상대역인 남주혁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곽동연은 “액션의 리얼함을 살리려다 힘이 과하게 들어가면 상대 배우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데, 남주혁은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며 “무술팀이 원하는 그림을 정확히 구현하면서도 안전하게 합을 맞춰줬다. 촬영 내내 최선을 다했고, 상대 배우가 불편한 점은 없는지 계속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을 본 뒤에는 배우의 연기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기술팀의 완성도에 깊은 감탄을 표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상상한 그림과 결과물의 차이가 하늘과 땅이었어요. 촬영 당시 독특하다고 느꼈던 조명과 세트, 특수효과가 맞물리면서 세자의 기괴한 모습과 궁 안의 음산한 분위기가 효과적으로 완성됐죠. 기술팀 영역이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느꼈습니다. 앞으로는 제가 표현할 것만 고민하지 않고 제작진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미리 묻고 소통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배우 곽동연 (사진=더블랙레이블 제공)
지난 2012년 데뷔한 곽동연은 어느덧 14년 동안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 앞만 보고 달려온 만큼, 이제야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돌아보고 있다고 했다.
“벌써 14년이나 활동했다는 게 현실감이 없어요. 후회하는 건 없지만 늘 마음이 급했던 것 같아요. 어떤 시기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기억이 조각나 있죠. 열심히 살기는 했지만 너무 열심히만 살다 보니 삶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입대를 앞두고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장마로 멀리 떠나기는 어렵지만 국내에서 좋아하는 곳을 찾아 잠시 숨을 고를 생각이다. 곽동연은 “익숙한 촬영장을 떠나 군대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점은 조금 걱정된다”면서도 “군 생활을 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차분히 생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어요. 돌아와서는 ‘동궁’처럼 극성이 강한 작품도 하고 싶고, 옆집에 사는 청년처럼 현실에 맞닿은 인물도 연기해 보고 싶어요. 시대가 너무 빨리 흘러가지 않고, 저도 많이 늙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