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내야수 하주석(32)을 영입한 배경에는 단순한 내야 뎁스(선수층) 강화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IA는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해 투수 이형범을 내주고 하주석을 품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멀티 내야수 박민의 부상 공백 등을 메우기 위해서다. 아울러 베테랑 2루수 김선빈(37)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의견이 있다.
김선빈은 2017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활약했다. 2020시즌부터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겨 꾸준히 팀의 내야를 지켜왔지만, 최근엔 수비 범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선빈의 올 시즌 수비율은 27일 기준으로 0.984이다. 치명적인 실책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정준재(SSG 랜더스·0.995) 김상수(KT 위즈·0.992) 박민우(NC 다이노스·0.991) 등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보여주는 2루수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KIA는 김선빈의 수비 문제를 적지 않은 고민거리로 인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IA를 대표하는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 KIA 제공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을 2회 말 정현창과 교체했다. 1회 말 실책성 수비와 2회 초 아쉬운 타격(병살타)이 교체의 배경이었다. 베테랑 야수를 경기 초반, 부상이 아닌 이유로 교체하는 것은 흔치 않은 장면. 그만큼 당시 상황에 대한 KIA의 판단이 가볍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김선빈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혀온 공격력(91경기, 타율 0.260)까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KIA의 고민도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하주석의 합류는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주석이 김선빈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팀 내야진의 뎁스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규성, 정현창 등 젊은 내야수들을 이끌어줄 베테랑 역할도 기대된다.
올해 FA 3년 계약이 끝나는 김선빈. 시즌 뒤 어떤 평가를 받을지 흥미롭다. KIA 제공
무엇보다 하주석의 존재는 김선빈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다. 경쟁 체제가 형성되면서 김선빈이 공수에서 다시 한번 반등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른바 '메기 효과'이다.
김선빈은 올해 자유계약선수(FA)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치르고 있다. 하주석 영입이 KIA 내야에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김선빈이 이에 어떤 경기력으로 답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