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라경은 2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로빈 로버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LA) 퀸스와의 2026 WPBL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4실점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WPBL은 1943년부터 1954년까지 열린 올-아메리칸 걸스 프로야구 리그 이후 72년 만에 열리는 미국 여자프로야구리그다. 역사적인 리그 개막전에서 홈 팀 뉴욕의 선발 투수로 낙점받은 김라경은 리그 부활을 알리는 첫 투수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리틀야구에서 여자선수 최초로 홈런을 기록하고, 중학교 때부터 여자야구 대표팀 활동을 한 '천재 야구 소녀' 김라경은 이후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왔다. 2022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에도 프로 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일본 실업리그에 진출해 활약을 이어가던 중 꿈에 그리던 미국 프로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이날 경기는 비로 인해 한 시간 가량 지연 개시됐다. 리그 개막 행사까지 오랜 시간이 지체된 가운데, 김라경은 흔들리지 않고 제 공을 던졌다.
사진=WPBL
1회 초구 헛스윙을 유도하며 역사적인 첫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김라경은 두 번째 공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유격수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린 김라경은 제이미 맥케이를 우익수 뜬공, 사라 에드워즈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더블스틸 허용 뒤 매기 폭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김라경은 다음 타자를 폭포수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득점 지원을 안고 2회 마운드에 오른 김라경은 선두타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는 듯 했으나, 우익수 요네타니 나츠키의 빠른 1루 송구로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다음타자 타이마 막시밀리아나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김라경은 베니테즈 사마리아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 세우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김라경이 2회 던진 공은 12개에 불과했다.
7-2로 앞선 3회 등판도 완벽했다. 김라경은 선두타자 모네 데이비스를 3구 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 세우더니,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내보냈던 애슈턴 랜스델을 4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맥케이까지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삼자범퇴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4회엔 선두타자 2명을 연속 볼넷으로 내주면서 흔들렸다. 이후 김라경은 미셸 로치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아미라 혼드라스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내주면서 실점했다. 막시밀리아나를 커브로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한 김라경은 한 차례 폭투 허용 뒤 사마리아 베니테즈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이어진 2, 3루 위기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타자를 돌려 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김라경은 5회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WPBL의 정규 이닝은 7이닝으로, 4이닝 이상 던지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다. 8-4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김라경은 역사적인 첫 승 요건을 채우고 프로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