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7시즌을 뛰다가 7월 말 한국 땅을 처음 밟은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르스코(39)는 지난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본지와 만나 "MLB는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경기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미국 텍사스나, 애리조나, 플로리다에선 한국보다 더운 날도 많다. 4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경기를 치른다"라고 말했다.
MLB 역사상 가장 더운 날씨에서 열린 경기는 1988년 8월 27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이었다. 당시 경기 개시 시간의 온도는 42.7도(텍사스주 알링턴 스타디움)였다. 오스틴 딘. 사진=구단 제공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이동식 에어컨 앞에서 열을 식히던 오스틴 딘(33)은 "지난주 정말 더웠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 가장 더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사막 지역인 텍사스 출신인 그도 한국에서 여름나기가 쉽지 않다. 한국 여름은 습도가 높아 체감 더위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찜통더위가 최고조에 이른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25경기를 전면 취소했다. 1982년 출범 후 폭염으로 리그 중단 사태를 맞은 건 처음이다. 훈련 중인 카라스코. 사진=구단 제공 카라스코는 "KBO가 현명한 판단을 했다. 지난주 인천 원정(SSG랜더스 필드)에서 불펜 투구를 했는데 기온과 습도가 너무 높아 힘들었다. 어지러움을 느낀 탓에 투구에 지장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오스틴도 "KBO리그에서 폭염 취소는 사상 최초라고 들었다. (이런 경험을 한) 나는 행운아"라며 웃었다.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직후 '폭염 브레이크'를 맞은 카라스코로서는 아쉬움이 클 터다. 그는 지난 1일 데뷔전이었던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퍼펙트 피칭(74구)을 선보였다. 기대 이상의 투구 감각을 보였는데, 휴식기가 길어진 것이다. 그는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주 너무 더웠고, 우리 팀에 휴식이 필요했다. 특히 (많은 이닝을 소화한) 우리 불펜진이 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카라스코가 지난 1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무실점 호투 중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카라스코는 11일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다. 예정 투구 수는 80개. 그리고 16일 잠실 SSG전에 나선다. 긴 휴식기 이후 '주 2회 등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