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공효진 주연 ‘유부녀 킬러’가 시청률 10%의 벽을 넘어섰다. 그동안 없었던 생활형 킬러 서사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냈다.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는 평범한 워킹맘인듯하지만 킬러임을 숨기고 살아가는 킹피셔 유보나(공효진)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달 31일 첫 방송 후 매회 차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1회 7.4%를 기록했고 최근 방영한 6회는 10.2%로 두 자릿수 돌파에 성공했다.
가장 시청자를 열광하게 한 요인은 그동안 본 적 없었던 여성 킬러 서사다. 영화 ‘악녀’, ‘암살’, ‘길복순’ 등 여러 작품에서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다루긴 했으나 이들 작품이 킬러 세계의 비정함과 잔혹함, 그 속의 생존, 복수 등을 그린다면 ‘유부녀 킬러’는 ‘생활형 킬러’라는 점이 독특한 차별점이다. 유보나는 사회 정의를 목적으로 악인들을 처단하는데, 그에게 임무보다 우선시 되는 건 육아와 가사다. 킬러 임무도 곧 자신과 사람들의 안락한 가정을 위해 행하는 것으로, 킬러 소재의 비현실적 요소보단 인간적인 캐릭터와 따뜻한 장면들로 극이 채워진다.
한창 일을 하다가 ‘제사를 준비하라’는 시어머니 부름에 끌려 나오거나 딸의 투정에 제시간에 출근을 못하는 모습 등 평범한 이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 장면들이 친근감을 선사했다. 이런 가운데 요리를 할 땐 순간적으로 수준급 칼질 실력 발휘하며 숨길 수 없는 킬러 본능을 드러내는 장면도 코믹함을 자아냈다.
사진=MBC 타이틀롤인 공효진은 킬러 세계에 있을 땐 냉철하지만 가족들 앞에선 누구보다 살가워지는 엄마·아내인 유보나의 두 얼굴을 능수능란하게 오간다. ‘공블리’라는 타이틀로 설명되는 공효진 특유의 사랑스러움은 장르적 성격 탓에 다소 옅어졌지만 그가 가진 솔직한 매력과 무해한 미소, 차분한 딕션은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으며 ‘흥행 아이콘‘의 저력을 보여줬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유보나는 가족 공동체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한 캐릭터로, 기존에 자주 묘사됐던 킬러의 설정과는 다른 면모들을 갖고 있다. 직업인으로서의 킬러를 그리면서도 인간적인 매력이 충분히 발산될 수 있는 설정이 많다”며 “모성이라는 고전적 가치가 킬러 설정과 잘 어우러져 새로운 걸크러시라고 할 만한 캐릭터가 탄생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유부녀 킬러’는 이런 서사와 캐릭터와 더불어 회차가 거듭될수록 액션 장르물의 기대감까지 충족시킨다. 저격수인 유보나가 장전을 하거나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의 메마른 금속음, 슬로우 모션으로 총알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정확히 타격하는 순간 등 긴장감을 높이는 장면들로 짜릿한 쾌감을 안겼다. 6회 카지노 에피소드에선 멀리서 숨어 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으로 나온 유보나가 지역팀 킬러인 문머루(조윤수)와 숨 막히는 몸싸움을 벌이는 등 타격감 넘치는 액션까지 선보였다.
총 12부작인 ‘유부녀 킬러’는 앞으로 남은 절반의 회차에선 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타 방송사에서 ‘유부녀 킬러’의 흥행을 저지할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이다. 요일, 시간대가 같은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와의 경쟁에선 한주 먼저 방송한 ‘유부녀 킬러’가 이미 승기를 잡았고,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 역시 이번 주말 최종회로 종영을 앞두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 ‘유부녀 킬러’의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올해 MBC 금토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21세기 대군부인’(13.8%)을 넘어설 지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