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우는 선수가 있다. 바로 베테랑 내야수 전병우(34·삼성 라이온즈)이다.
전병우는 지난 1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커리어 나이트'를 작성했다. 6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5타수 3안타(1홈런) 7타점 원맨쇼로 팀의 18-4 대승을 이끌었다. 1회 2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4회 스리런 홈런, 6회 2타점 적시타까지 터뜨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5타점에서 7타점으로 갈아치웠다. 여기에 시즌 8호 홈런까지 더하며 2020년 키움 히어로즈 시절 세웠던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19일 대구 SSG전에서 타격하는 전병우. 삼성 제공
SSG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전병우는 "기분 너무 좋다. 팀이 이겨서 더 좋은 거 같은데, 개인 최다 타점까지 해서 좀 더 기분이 좋다"며 "최근에 잘 안 맞을 때는 치기 힘든 코스로 공이 많이 왔는데 어제와 오늘은 잘 칠 수 있는 코스로 공이 많이 온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SSG전에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3안타를 몰아치며 이틀 동안 6안타를 쓸어 담았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61. 2018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뒤 주전보다는 백업 역할에 익숙했던 전병우에게는 더욱 뜻깊은 활약이었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날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날이지 않을까 한다"며 웃었다.
올해 삼성의 개막전 3루수는 김영웅이었다. 김영웅은 2024시즌부터 2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거포형 내야수로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고전하고 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 빈자리를 전병우가 채우면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올해가 야구하면서 최고의 한해이지 않나 싶다. 이렇게 행복하게 시합도 많이 뛰면서 야구할 기회가 이때까지 거의 없었는데 너무 좋은 거 같다. 행복한 한 해인 거 같다"고 말했다.
19일 대구 SSG전에서 홈런을 때려낸 전병우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제공
개인이 아닌 팀을 먼저 바라본다. 삼성은 63승 2무 42패(승률 0.600)로 리그 선두 KT 위즈(62승 2무 41패, 승률 0.602)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 전병우는 "솔직히 개인적인 목표는 진짜 하나도 없다. 팀이 1등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며 "(커리어 첫 10홈런 도전에 대해서도) 내가 못 쳐도 그냥 팀이 이겼으면 한다. 1등만 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지금보다 (개인) 성적이 더 좋게 나오면 당연히 팀에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