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1-11로 대패했다. 이로써 시즌 5연패 늪에 빠진 키움은 40승 2무 72패(승률 0.357)로 리그 꼴찌를 유지했다.
이날 두 팀의 승부는 '두 번째 투수'에서 갈렸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5와 3분의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뒤 이태양이 1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리드를 지켜냈다. 키움은 선발 하영민이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달성하며 비교적 대등하게 버텼다. 문제는 뒤이어 등판한 박지성(19)이었다.
21일 고척 키움전에서 만루 홈런을 때려낸 김호령. KIA 제공
1-3으로 뒤진 7회 초 마운드를 밟은 박지성은 첫 타자 김도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후속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의 포수 땅볼 때 주자가 진루해 1사 3루. 곧바로 나성범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후 박지성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김선빈 타석에서는 직구 4개가 모두 빠지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오선우와 한준수마저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순식간에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런데도 키움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2007년생으로 올해 입단한 신인이 마운드에서 제구를 잡지 못하고 있었지만, 교체 움직임은 없었다. 그 대가는 컸다. 후속 김호령 타석에서 던진 2구째 체인지업이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돼 고개 숙였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김호령의 피홈런 직후 박지성을 윤석원으로 바꿨다.
경기를 지켜보는 설종진 키움 감독. 키움 제공
투수 교체는 결과론에 가깝다. 특히 투수 뎁스(선수층)가 약한 키움으로선 섣불리 불펜을 가동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제구가 흔들리는 신인 투수가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자초한 상황에서 교체 타이밍을 놓친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연패 탈출을 바랐던 홈팬들로선 더욱 씁쓸한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