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듀오가 각기 다른 입지 속에서도 성실한 워크에식으로 동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삼성은 후반기 시작에 앞서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맷 매닝과 잭 오러클린의 대체 선수로 크리스 페덱을 영입했고, 아리엘 후라도가 어깨 부상을 당하자 오스틴 보스를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미국 메이저리그(ML) 출신이다. 페덱은 ML 통산 32승(132경기), 보스는 17승(210경기)으로 굵직한 빅리그 경험이 있다.
다만 두 선수의 현재 활약은 극과 극이다. 페덱은 6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ERA) 2.61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자리 잡은 반면, 보스는 5경기에서 1승 3패 ERA 6.26으로 주춤했다. 결국 보스는 정식 계약 대신, 후라도가 부상에서 돌아오는 대로 교체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1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KBO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크리스 페덱. 삼성 제공
하지만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도 변함없는 것이 있다. 두 선수의 프로 의식이다.
페덱은 최근 폭염과 우천 등으로 등판이 밀리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철저한 루틴을 유지하며 몸을 만들었고, 뛰어난 투구를 펼치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성숙한 인터뷰도 화제를 모았다. 페덱은 입단 직후 인터뷰에서 "대구라는 이 도시에 우승을 가져오겠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지난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승리 후엔 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 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팬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말은 '우리를 포기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우승을 향해 끝까지 달려가겠다"라고 말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보스의 태도 역시 주목받았다. 보스는 이미 교체가 예정된 선수다.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려면 8월 15일까지 등록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삼성은 기존 외국인 투수 후라도와의 계약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레 보스와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다만 구단은 복귀를 앞둔 후라도의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고려해 보스에게 유예 기간을 줬다.
삼성 보스. 삼성 제공
사실 외국인 선수 입장에선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결정이다. 어차피 떠날 팀이라는 인식으로 경기 준비에 소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스는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했다. 팀 동료 원태인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정말 열심히 경기를 준비하더라. '이게 메이저리거구나'라는 걸 느꼈다"라며 감탄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보스는 욕심이 있는 선수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내년이나 다음에 어떤 일(계약)이 일어날지 모르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보스는 지난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치고 후라도와 교체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라도가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릴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보스와의 계약을 2주 더 연장했다. 그리고 보스는 연장이 확정된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냈다.